“우리 차에만 있답니다” 옵션도 개성 자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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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하고 안전하다’는 이미지 구축에 애를 썼던 볼보는 안전 관련 옵션에 신경을 많이 쓴다. 볼보가 18일 출시한 XC60에는 저속주행 시 앞차까지의 거리를 측정, 위험 거리에 들어오면 경고를 하다가 직접 차를 세워주는 안전장치가 있다. ‘시티 세이프티’로 불리는 이 장치는 볼보가 특허권을 가진 장치다. 안전에 도움이 되는 점을 고려해 메리츠화재에서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는다.

이 밖에 양쪽 사이드 미러 아래에 센서를 부착, 운전자의 사각 지대에서 차가 다가오면 붉은색 신호로 경고해 주는 BLIS 시스템도 볼보의 자랑이다. 이 회사는 또 유아용 시트를 사용하기에는 몸집이 크지만 성인보다는 작은 어린이 안전에도 신경을 쓴다. 안전벨트가 목에 걸리는 어린이(몸무게 15~30㎏)를 위해 앉은 자리가 솟아오르는 부스터 쿠션을 좌석 일체형으로 만들어 대부분 차량에 장착했다.

‘우리 차에만 있어요.’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차별화된 기술과 디자인에 사활을 건다. 엔진·변속기 등 기본 기능은 물론이고, 디자인에서 문 닫히는 소리에 이르기까지 신경을 쓴다. 자신들만의 정체성이 있어야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업체들은 자체 개발로 특허권을 확보하거나 전문 제조업체의 기술을 독점 공급받는다. ‘자사만의 이색 옵션’을 확보해 마케팅 수단으로 삼는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취약한 부분이기도 하다.

BMW와 벤츠도 자사만의 옵션을 자랑한다. BMW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로 불리는 장치가 있다. 운전석 계기판 바로 위쪽 앞 유리 하단에 차량 속도나 내비게이션 정보 등을 투영해 보여주는 장비다. 운전자의 시각을 분산시키지 않는 게 장점이다. 최근에는 다른 업체들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7시리즈에는 원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한 나이트 비전이 장착돼 있다.

벤츠는 자사의 로드스터 SLK에 세계 최초의 에어스카프 기능을 장착했다. 최근 다른 브랜드에도 적용되기 시작한 이 장치는 머리받침 뒤에 있는 송풍구에서 따뜻한 바람이 나와서 추운 겨울에도 오픈카 운전을 즐길 수 있게 한 이색 옵션이다.

폴크스바겐은 듀얼 클러치 변속기인 DSG를 일찌감치 장착, 자동차 매니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수동과 자동변속기의 장점을 결합한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개발 초기만 해도 고성능 스포츠카에만 제한적으로 장착되는 고가 옵션이었다. 하지만 폴크스바겐은 콤팩트 차량인 골프와 제타에까지 적용, 이 변속기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했다.

포드 링컨MKS는 차세대 ‘시큐리티 코드’ 장치가 눈길을 끈다. 미국 차량들은 최신 스마트 키가 보급되기 전부터 차량 고유 번호로 차문을 여는 장치가 일반화돼 있었다. 그런데 오래 사용하면 번호 흔적이 남거나 범죄자가 몰래 비밀번호를 훔쳐보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링컨MKS는 스마트 키와 함께 운전석 뒷기둥(B필러)에 열 감지 방식의 번호 장치를 뒀다. 평소에는 눈에 보이지 않다가 운전자가 손을 대면 숫자가 나타나는 방식으로, 미국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끈 장치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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