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유지현 “나도 이젠 당당한 거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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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유지현. 그는 언제나 2인자였다. 아마시절 1년선배 이종범 (주니치 드래건스) 의 그늘에 가려 대표팀 유격수 자리를 이종범에게 양보해야 했고 프로에 입단한 뒤에는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이종범이 차지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가 차지할 수 있었던 타이틀은 이종범이 경쟁대상에서 제외된 94년 신인왕 타이틀뿐이었다. 그러나 이종범이 일본으로 떠난 이제 그는 단연 빛난다.

수비뿐만 아니라 타선의 첨병으로서 그의 활약은 돋보인다. LG 유지현 (27) 이 이종범이 떠난 국내 프로야구 유격수부문과 1번타자 자리에서 '포스트 이종범' 에 걸맞은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유는 31일 해태와의 광주경기에서 1회초 해태선발 최상덕을 두들겨 선두타자 홈런을 기록,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프로통산 89호째 선두타자 홈런이었고 개인적으로는 시즌5호로 96년시즌 통산 4개를 넘어섰다.

'소총' 으로서의 딱지를 떼는 홈런. 더 이상 단타 전문이 아닌 장타력을 겸비한 타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는 한방이었다. 유는 3 - 1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7회초에는 강태원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직접 맞히는 적시타를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LG는 유의 활약과 고졸2년생 김민기의 호투에 힘입어 해태를 5 - 3으로 제압, 전날의 패배를 설욕하고 시즌 20승 고지에 올랐다.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LG에 입단한 김민기는 5와 3분의1이닝동안 3안타 1실점으로 해태타선을 막아내 프로데뷔 첫승의 감격을 안았다.

이태일 기자

^광주

L G 110 001 200│5

해 태 000 100 020│3

승=김민기 (1승2패) 세=앤더슨 (1승7세4패) 최상덕 (1승2패) 홈=유지현⑤ (1회1점.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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