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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문 못 뚫은 소나기슛 18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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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후반 교체 투입된 차두리(右)의 슈팅을 요르단 골키퍼 샤피가 몸을 던져 막아내고 있다. 골키퍼로서는 단신인 1m78㎝의 키에 22세인 샤피는 한국의 수차례 득점기회를 멋지게 막아내 이날 경기의 '최고선수'에 선정됐다. [지난=연합]

첫 경기 부진의 징크스가 44년 만의 아시안컵 탈환을 노리는 한국 축구의 발목을 잡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9일 밤 중국 지난의 산둥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아시안컵 축구대회 B조 첫 경기에서 요르단과 0-0으로 비겼다.

90분간 18개의 소나기 슈팅을 하고도 두꺼운 요르단의 밀집 수비를 깨지 못한 답답한 경기였다. 좌우 윙의 공중 크로스를 안정환.이동국 투톱이 받아 처리하는 공격이 반복됐고, 이런 공격 패턴은 번번이 수비에 걸렸다.

역대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2승6무1패로 부진했던 한국은 이번에도 그랬다. 한국은 1996년 아랍에미리트(UAE)와 2-2, 2000년 중국과 2-2로 비겼었다.

한국은 전반 세 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골과 다름없는 기회였으나 요르단 골키퍼 샤피의 선방 또는 공격수들의 서툰 마무리로 땅을 쳐야 했다. 전반 22분 상대진영 아크 오른쪽에서 안정환이 기습 중거리슛을 날렸다. 공은 정확히 골문 상단으로 향했으나 샤피가 그림같이 쳐냈다.

두 번째 찬스는 29분 설기현의 날카로운 크로스에서 출발했다. 설기현이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연결한 땅볼 패스가 달려들던 정경호의 발로 이어졌다. 그러나 정경호의 논스톱 슛은 크로스바 한참 위로 날아가버렸다. 42분에는 수비수 뒤쪽으로 돌아들어가는 설기현에게 안정환이 정확한 크로스를 연결했지만 설기현의 슬라이딩이 한 뼘 모자랐다.

후반에도 기회는 계속됐으나 모두 불발이었다. 4분쯤 현영민의 크로스에 이어진 이동국의 슛이 다시 한번 샤피의 선방에 막혔다. 1분 뒤 이동국이 왼발로 감아찬 슛은 골키퍼를 살짝 넘어 골네트 상단을 때렸다.

후반 18분 한국의 마지막 결정적 찬스였던 안정환의 슛마저 샤피의 선방에 막히면서 경기 흐름은 체력적 우위를 보인 요르단 쪽으로 넘어갔다. 요르단의 역습은 비록 마무리의 정교함은 떨어졌지만 한국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특히 후반 37분 수비수 최진철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한국은 수적 열세에 몰려 체력을 소진했다.

한국은 남은 조별예선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조 1, 2위가 올라가는 본선에 자력으로 진출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반면 요르단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 한국과 비기면서 돌풍의 팀 중 하나가 됐다.

한국은 23일 아랍에미리트와 두번째 경기를 한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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