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경호실장, 방미 공식수행원서 빠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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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다음달 6일부터 시작되는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공식수행원 12명이 26일 확정됐다.

이홍구 (李洪九) 주미대사 내외를 비롯, 이규성 (李揆成) 재무.박정수 (朴定洙) 외교통상.박상천 (朴相千) 법무장관, 한덕수 (韓悳洙) 통상교섭본부장, 김진호 (金辰浩) 합참의장, 권종락 (權鐘洛)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이 포함됐다.

청와대에선 강봉균 (康奉均) 경제수석, 임동원 (林東源) 외교안보수석, 박지원 (朴智元) 공보수석, 김하중 (金夏中) 의전비서관이 12명 명단에 들었다.

그러나 안주섭 (安周燮) 대통령경호실장은 공식수행원에 끼지 못했다. 그는 비공식 수행원으로 金대통령을 따라가게 됐다. 대통령의 국빈방문 때 경호실장이 공식수행원에서 배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우리도 선진국을 닮아가는 것" 이라고 설명한다.

후진국일수록 국가원수 경호실이 힘이 세기 때문에 외국방문 때도 경호실장이 공식수행원에서 우선 순위를 차지한다고 청와대는 주장한다. 하지만 설명 그대로 만은 아닌 듯 싶다.

이번의 경우 그럴만한 속사정이 있었다. 박상천 법무장관이 한.미 범죄인인도조약 서명을 위해 꼭 미국에 가야한다고 고집했고, 그 바람에 安실장이 공식수행원에서 빠지게 됐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이번 공식수행원 선발에 상당한 애를 먹었다. 고위관계자, 특히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다툼이 심했기 때문이다.

외교통상부 의전장 (崔尙德) 이 사상 처음으로 공식수행원에서 빠진 것도, 박태영 (朴泰榮) 산업자원부장관이 비공식 수행원으로 '격하' 된 것도 경쟁에서 밀린 탓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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