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단일통화 출범 앞두고 금융 몸집불리기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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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내년 1월 유럽단일통화 (유로) 출범을 앞두고 역내 금융기관들이 몸집 불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일 설립된 유럽중앙은행 (ECB) 이 제시하는 새로운 기준에 맞춰 사업을 정비하고 인구 2억9천만이라는 거대 시장의 출현에 대비해 영업망을 대폭 확대시키기 위한 것이다.

또 국제금융시장에서 최대의 적수인 미국의 다국적 금융기관들에 안방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최대한 사세를 불려 놓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19일 독일의 바이에리셔 히포 방크는 경쟁은행인 바이에리셔 페어아인스방크를 인수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두 은행 합병후 총자산은 4천9백억달러로 합병이 성사될 경우 독일의 도이체방크 (5천7백억 달러)에 이어 유럽에서 두번째로 큰 금융기관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에 앞서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합작 금융그룹인 포르티스는 18일 벨기에 최대 은행인 제네럴 드 방크를 1백10억달러에 매입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국경과 업종을 초월한 거대 금융그룹끼리의 통폐합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11월 벨기에의 방크 부룩셀스 람베르트 은행을 인수한 네덜란드의 최대 은행 ING는 은행중심의 영업에서 벗어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세계적 영업망을 갖춘 독일의 증권.보험사 2~3곳을 올해안에 매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독일의 도이체방크는 프랑스의 보험사 AXA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스위스의 크레디쉬스은행도 조만간 프랑스 보험사 한 곳을 매수할 계획이다.

영국의 금융전문지 유로머니는 올해 유럽 금융기관들의 인수합병 총규모는 1천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분석하며 오는 2003년까지 유럽지역의 10위권 금융그룹은 총자산규모가 8천억~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임봉수 기자

〈lbso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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