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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내한 미국기업연구소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박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한때 4억달러에 달했던 북한의 대외 무기판매고가 90년대 들어 1천만달러 수준으로 급감하는 등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방한중인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박사가 19일 밝혔다.

하버드대 출신으로 현재 워싱턴 소재 미국기업연구소 (AEI)에 재직중인 에버스타트 박사는 통계를 이용해 '북한의 인구' (1992년) 와 '한반도 통일문제 접근' 등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 북한의 현 상황을 평가한다면.

"체제유지를 위해 북한은 붕괴.개혁.이럭저럭 버티기 등 세가지 선택이 있다. 평양은 이 가운데 마지막 선택을 한 것 같다. 김일성 사후 북한은 외부원조에 의존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물론 경제사정이 나쁘다고 해서 북한이 자동적으로 붕괴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경제난이 정치적 문제와 맞물리면서 평양은 결정적 순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아쉬운 점은 현재로서는 그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 김대중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평가는.

"정경분리를 골자로 한 한국정부의 '햇볕정책' 은 아주 유용한 정책이다. 워싱턴에서 볼 때 YS때보다 클린턴 - 김대중 시절의 한.미관계 분위기가 더욱 좋아진 것 같다. 다만 공식석상에 나서기 싫어하는 김정일의 내성적인 성격을 고려할 때 남북정상회담은 장담할 수 없다."

- 북한의 경제상황은.

"한층 악화됐다. 80년대 북한의 대외 무기수출은 4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총무역액의 30%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것이 냉전과 이란.이라크전이 종식되면서 1천만~1천5백만달러로 급감했다. 주요 외화 수입원인 조총련의 대북 송금액도 3억달러에서 1천만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 일찍이 중국과 소련 틈새에서 줄타기를 하던 북한은 강대국의 원조를 끌어내는 노련한 협상가다. 평양은 인도의 핵실험을 보면서 이것을 원조받기 위한 카드로 활용할 방안을 짜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최원기 기자

〈brent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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