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11번째 아이 출산한 '다산왕' 목사 부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 김석태씨 가족이 나은이가 태어나기 전인 지난 4월 동네 뒷산에서 포즈를 취했다.

"나은아, 까꿍…."

경북 구미시 고아읍 황산리 김석태(46.황산교회 담임목사)씨 집에는 요즘 웃음이 넘친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젖먹이 나은이의 손을 만지고 볼을 비비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자녀가 많아 화제가 됐던 김씨네 집에 식구가 또 한명 늘었다. 막내 나은이가 지난달 말 태어난 것이다. 이로써 김씨네 식구는 부부와 딸 여섯명, 아들 다섯 명 등 13명이 됐다.

부인 엄계숙(41)씨는 "나은이가 태어난 이후 집안에 활기가 넘친다"며 밝게 웃었다. 맏이인 빛나(17)양은 "동생이 얼마나 예쁘고 귀여운지 모르겠다"며 "공부하느라 돌봐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1986년 결혼한 김씨 부부는 처음에는 둘만 낳기로 마음먹었지만 '예기치 않게' 셋째가 생기면서 생각이 달라졌다고 한다.

"아이가 새로 태어날 때마다 신기하고 예쁘고…. 많이 낳더라도 모두 잘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더군요."(엄씨)

남편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낳은 자녀가 맏딸에 이어 다솜(15.여).다드림(12).모아(9.여).들(9).바른(7).이든(5).라온(4).뜨레(3.여).소다미(1.여)와 나은이다.

아이들이 많다 보니 고생스러운 일도 많을 수밖에 없다. 수두가 번졌던 지난 5월에는 아이 8명이 한꺼번에 수두에 걸려 김씨 부부는 간호하느라 일주일간 밤잠을 설쳐야 했다. 독감이 돌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명이 걸리면 삽시간에 번진다. 방 세칸에 열세 식구가 지내기도 쉽지 않다. 작은 방 두개는 아이들의 공부방으로 쓰고, 잠은 모두 안방에 모여 잔다. 남편이 봉직하는 곳이 시골 동네의 작은 교회여서 수입도 변변찮다. 그래서 김씨는 페인트 칠 등 건축 현장에서 부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김씨 부부는 "아이들은 하늘이 내리는 선물"이라며 "생기면 또 낳겠다"고 말한다.

한편 뒤늦게 출산 소식을 들은 고아읍사무소 직원들은 지난 15일 김씨 집을 방문해 쌀과 미역.선물세트 등을 전달하고 김씨 부부를 격려했다.

구미=홍권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