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無파업 도요타를 가다] 上. 나카가와 가쓰히로 부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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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도요타의 노사는 대립 관계가 아니다. 회사가 잘 될 수 있도록 힘을 합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사가 하나의 부서처럼 일한다."

일본 아이치(愛知)현 도요타(豊田)시 도요타회관에서 지난 15일 만난 도요타자동차 나카가와 가쓰히로(中川勝弘.62) 부회장은 "노사는 자동차의 두 바퀴와 같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1937년 창업한 도요타는 50년 불황에 이은 노사 분규로 1500명을 감원하면서 창업자인 기이치로(喜一郞) 사장이 동시 퇴진했다"며 "이때 노사 안정 없이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교훈을 얻고 노동자의 생활안정과 기업의 발전이 공존하는 경영 이념을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도요타 경쟁력의 비결로 가쓰히로 부회장은 종업원들의 자발적인 제안으로 이뤄지는 '가이젠(改善)'을 꼽았다. 실제로 공장 곳곳에는 가이젠의 결과물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자동차 하체를 조립하는 과정에서 작업자들이 허리를 굽히지 않도록 고안한 공중 선반대, 각종 조립 라인의 현황을 한눈에 보여주는 게시판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매년 도요타의 가이젠 건수는 60만~70만건으로 공장 근로자(약 5만명) 한사람당 평균 11건 정도"라며 "이 중 90% 이상 채택해 곧바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미국 JD파워의 신차 초기품질지수(IQS) 조사에서 현대차가 도요타를 앞지른 것과 관련, 그는 "렉서스를 합치면 아직까지 현대차보다 낫지만 이번 결과에 자극받아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했다. 가쓰히로 부회장은 도쿄대 법학과 출신으로 통상성 차관을 거쳐 2001년 도요타에 임원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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