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천신일 회장 재소환 보강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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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대검 중수부는 9일 천신일(66)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영장 기각에 따른 보강조사 차원이다. 7일에도 소환해 조사했다”고 말했다.

중수부는 지난달 31일 박연차(64·구속)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서울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6억여원의 금전적 이득을 얻은 혐의 등으로 천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2일 이를 기각했다. 검찰은 보강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중수부는 이날 박 전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김태호(47) 경남 지사도 불러 조사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김 지사가 박 전 회장 측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문제의 돈이 불법 정치자금인지, 대가성이 있는 뇌물인지 확인하기 위해 조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 측은 “김 지사와 박 전 회장이 알고 지내는 사이이기는 하지만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박 전 회장, “표현 못할 정도로 힘들어”=박 전 회장은 이날 휴켐스 인수 비리와 관련한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수염을 깎지 않은, 초췌한 얼굴이었다. 그는 구치소 버스에서 내려 휠체어를 타고 법정으로 향했다. 법정에는 교도관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갔다. 박 전 회장은 전날 “허리 디스크와 심장 질환 등으로 일주일 동안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며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그는 “세무조사와 수사 때문에 힘들지 않느냐”는 변호인의 물음에 “표현을 못할 정도다”고 답했다. 심장 질환에 관해 묻자 “불안해서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장인 홍승면 부장판사는 “검찰 의견과 의료적 검토를 거친 뒤 구속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나이키 납품에는 지장이 없느냐”는 재판장 질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승현·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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