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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해씨 공판 스케치]"부장에 모든 책임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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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4일 남부지원 1호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권영해 전안기부장은 비교적 담담한 표정을 지었으나 검찰 직접신문 도중 간혹 고개를 떨구는 등 착잡한 심경을 드러내 보였다.

○…변호인인 오제도 (吳制道) 변호사가 미리 준비한 '변호인의 입장' 을 낭독하자 검찰은 "모두 (冒頭) 진술의 범위를 벗어난다" 며 이의를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피고인 진술에서 權씨는 시종 "대북정보를 담당하는 안기부 직원은 전쟁에 임한 전투원과 같이 상명하복의 관계가 분명하다" 며 "죄가 있다면 부장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 고 부하들의 선처를 호소했다.

權씨는 특히 "부하들이 법정에 서지 않도록 관계기관에 건의하는 등 노력했으나 결국 법정에 같이 서게 됐다" 고 말하는 순간 감정이 북받치는 듯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權씨는 또 "수시로 연락하던 김태정 (金泰政) 검찰총장이 소환되던 날 아침에도 전화를 걸어와 '별일 없을 것이다.

일이 생기면 바로 연락하겠다' 고 해 구속될 줄은 몰랐다" 며 검찰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재국.최재희 기자

〈yigij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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