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흑자보다 신용도가 환율 좌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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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S&P).무디스 등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올리지 않을 경우 원화환율의 추가하락을 기대하기 힘든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S&P가 "노동불안이 지속될 경우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어렵다" 는 입장을 밝힌 터여서 앞으로 노사문제는 환율변동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3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투자적격등급의 바로 아래인 BB+(S&P 분류기준)에 그치고 있다" 며 "국가신용등급이 회복되지 않으면 외국자본이 들어오는 데 한계가 있으며 원화환율도 떨어지기 어렵다" 고 밝혔다.

정부는 국가신용등급이 를 계속 유지하고 경상수지 흑자가 2백억달러를 기록할 경우 올 연평균 원화환율이 1천4백50원선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원화환율은 4일 매매기준율 기준 달러당 1천3백35.20원이다.

이에 비해 국가신용등급이 BBB - 로 올라서고 경상수지 흑자가 2백억달러이면 원화환율은 1천3백5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지난해 11월초 국제통화기금 (IMF) 긴급자금 신청전의 국가신용등급인 까지 상승하면 원화환율이 예전수준인 9백원선까지 회복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국가신용등급이 원화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데 비해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경상수지 흑자가 당초 예상보다 1백억달러 더 많은 3백억달러에 달해도 국가신용등급이 지금처럼 에 머물 경우 원화환율은 1천3백80원선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미국계 투자자문사인 모건 스탠리는 3일 발표한 자료를 통해 "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을 10~15%로 잡을 때 현시점에서 공정한 환율은 1천4백원" 이라고 밝혔다.

정부관계자는 최근 수출이 주춤해진 데다 1백억달러에 달하는 외채이자 부담으로 인해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3백억달러를 넘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며 "따라서 경상수지 흑자보다는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에 상당히 기대를 걸고 있는 실정" 이라고 말했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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