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실업자를 위한 '구원의 손길' 적극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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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종교계가 실업자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업자에게 영적.정신적 안식을 베푸는 것을 비롯해 쉼터 운영.취업 알선.무료 급식.숙소 제공 등 각종 물적.경제적 지원프로그램까지 속속 마련하고 있다. 특히 과거 개별 교회나 사찰 차원에서 소규모로 이뤄지던 차원을 벗어나 종단.교단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곳도 잇따르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는 신자가 경영하는 기업으로부터 구인신청을 받아 인력알선을 한다는 방침 아래 전국 교회를 연결하는 네트웍 구축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서울연지동 중앙상담소 '희망의 전화 (02 - 766 - 6336)' 를 중심으로 전국 24곳의 교회를 연결한 상태.

또 무료 급식소나 잠자리를 제공하는 일에도 나섰는데 중앙상담소장을 맡고 있는 안기성 (安基成) 목사는 "올해중 쉼터 개설 교회를 전국 50여곳, 무료급식소를 25곳, 무료숙소를 10여곳으로 확대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에서도 많은 교회가 실직자 또는 장애인을 위한 무료 급식과 취업 재활교육, 쉼터 제공등에 나서고 있다. 교단차원에서는 서울충정로 총회 교육원내에 실직자 쉼터 '내일을 여는 집 (02 - 365 - 0174)' 을 4일 개설, 운영할 예정이다.

올초 실직자 무료 쉼터 '다일사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 를 개설했던 구세군은 전국적으로 다일사 개설을 확대해 현재 9곳에 운영중이다. 이곳에선 각종 취업정보 제공과 상담 업무는 물론, 음료수와 라면.스낵 등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구세군은 5월중 추가로 대전 등 10곳 내외의 다일사를 개설할 계획이다.

불교계에서도 많은 사찰과 관련단체들이 귀농학교, 쉼터, 무료직업소개등 실직자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서울만리동에 최근 개설한 '실직자 무료 숙소' 는 낮에는 실업자가 일을 하거나 구직활동에 전념하게 하기 위해 문을 닫고 밤에만 여는 식으로 운영중이다.

가톨릭교계에선 요한의 집과 프란치스꼬의집 등 10곳이 무료급식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서울하월곡동 성가복지병원 등 8곳에 무료 쉼터를 운영중이다. 이들 쉼터는 대부분 무료 급식도 병행하고 있다.

성공회는 전국 5개 나눔의 집에서 빈민지역 주민들을 위한 주민자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서울 노원구에 운영중인 실직자 쉼터인 'IMF실직자 선교센터' 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구세군 다일사 관계자는 "종교단체를 비롯해 사회단체가 운영하는 실업자 지원사업이 대부분 재원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며 "정부가 실업자 지원예산에서 운영자금 등을 지원해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차진용 기자〈chaj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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