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블레어 '휴~'…보궐선거 예상 밖 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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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위기를 모면했다. 영국 정부에 치명적인 '버틀러 보고서'가 직전에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15일 보궐선거에서 집권 노동당이 참패를 면했기 때문이다.

버틀러 보고서의 골자는 영국 정부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정보가 엉터리였다는 것. 그럼에도 노동당은 자신들이 차지했던 잉글랜드 중부 2곳의 보궐선거에서 한석만을 잃는 선전을 했다. 선거 전 언론은 노동당이 두 곳 모두에서 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었다. 모두 전통적인 노동당 우세지역이지만 무슬림 인구가 많아 이라크 전쟁에 따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예상을 깨고 버밍엄의 호지힐 지역구 노동당 후보는 재검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경쟁 후보를 꺾었다. 반면 레스터 남(南)에선 인도계인 자유민주당 후보가 이겼다. 주민 4분의 1이 무슬림이라 반전여론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의 최대 승자는 예상 외로 한석을 건진 자유민주당이라는 게 영국 언론의 일반적인 평가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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