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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동안 산업 현장에 노사갈등 없는 휴가 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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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앞으로 경총은 경영자들이 양보할 것을 연구하겠다. 그 대신 노동단체는 기업의 생존과 발전에 기여하는 방안을 연구해 달라."

한국경영자총협회 이수영(62) 회장은 "향후 2~3년간 산업현장에 노사 갈등으로부터의 '휴가'를 주자"고 말했다. 노사가 서로 양보해 산업 평화를 이루고, 그 기간을 기업들이 기술 재충전과 내부 혁신을 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 13일 서울 대흥동 경총회관 회장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이제 갈등과 대립의 노사관계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됐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지난 2월 경총 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이 언론과 단독 인터뷰를 한 것은 처음이다.

이 회장은 "노사 상생은 단순한 비전 정도가 아니라 이루지 않으면 안 될 절실한 과제"라 강조하고 "노사 어느 쪽에 유리한지를 따지지 말고 이제는 크게 합의해 노사관계의 국가적 모델을 만들자"고 말했다.

이 회장은 노사 문제가 심각해진 데에는 '건강한 자본주의'를 지키려는 노력을 역대 정부가 소홀히 한 측면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국민이 기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국가가 해 줘야 자본주의가 건강하게 유지된다"며 "미국도 세제를 활용한 소득 재분배나 기회균등에 많은 노력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점에선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는 생각까지 든다"면서 "기회 균등이 안 되니 결과로 나타나는 차등을 인정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생기고, 기본적으로 살기 어려우니 노동계가 기업에 여러가지 요구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고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키는 것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투명경영 대상을 신설해 연말에 시상식을 하겠다"고 밝혔다.

민병관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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