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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맨투맨 외교’ … 유도요노와 깜짝 오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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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정상들을 한 명씩 따로 챙겨 친분을 쌓는 ‘맨투맨 외교’에 전력했다. 이 대통령이 1일 특별히 공을 들인 ‘손님’은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30분간만 회담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갑자기 회담에 이은 부부 동반 오찬을 유도요노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3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대선 기간 중인데도 방한해 준 유도요노 대통령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정상회담에서 유도요노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매우 바쁘지만 아세안과 한국의 우호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책임감 때문에 방한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7월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제주도에서 재충전하고 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유도요노 대통령이 “근로자 문제 등 여러 가지를 배려해 줘 거듭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하자 이 대통령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 친구의 도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진 두 나라 정상 부부의 오찬은 결국 ‘깜짝 산책’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대통령과 유도요노 대통령이 부인들과 함께 서귀포 바닷가를 20여 분간 산책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유도요노 대통령은 “제주도는 발리하고 매우 비슷하다. 제주도는 ‘한국의 발리’”라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발리와 제주를 함께 세계에 홍보하자”고 즉석 제안하기도 했다.

유도요노 대통령이 “나중에 다시 한번 제주도에 오고 싶다”고 하자 부인인 아니담방 여사는 “그러면 그때는 우리 부부의 제2 신혼여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가파른 계단을 오를 때는 아니담방 여사를 부축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브라질을 방문하던 중에 같은 곳에 와 있던 유도요노 대통령의 호텔 숙소로 “차나 한잔하자”며 깜짝 방문해 호감을 샀다. 당시 이 대통령은 “6월 1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달라”고 제안했었다.

이 대통령은 하지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제주도는 한국의 템브롱(브루나이의 아름다운 국립공원)”이라며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 중 하나가 제주도이고, 한국 사람의 절반 이상이 신혼여행을 온다”고 ‘제주 세일즈’에 나섰다.

볼키아 국왕은 “브루나이 국토의 상당수가 열대우림수로 구성돼 있다”며 “앞으로 한국처럼 녹색성장에 주목해 친환경 관광산업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부아손 부파반 라오스 총리가 2일 서울 한양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3일에는 생일을 맞는다”고 소개하면서 축하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서귀포=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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