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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종교화제]미국 텍사스주 '호프성당' 동성연애자 천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미국에서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텍사스주 댈러스시 (市) .이 도시에 신자의 대부분이 동성연애자인 '호프 (희망) 성당' 이 날로 급성장하고 있어 종교계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4년 전에 9백명이던 신자가 지금은 3천여 명에 이른다.

동성연애자들이 자녀를 입양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주일학교에 출석하는 어린이만 1백20여 명이다.불과 4년 전에 지은 건물로도 신자들을 다 수용하지 못해 성당 신축을 위해 2천만달러를 모금 중이다.

이 돈도 쉽게 걷힐 전망이다.6개월만에 6백20만달러를 모금했으며 기부자 중에는 익명으로 1백만달러나 내놓은 사람도 있다.

성당 설계도 캘리포니아주의 크리스탈성당을 설계했던 동성연애자 필립 존슨이 맡았다.댈러스시의 종교인들은 동성연애자들이 많은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을 두고 왜 하필이면 보수적인 댈러스냐는 반응을 보인다.

그런 한편으로는 이런 현상도 텍사스의 깊은 종교적 전통과 물려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위로' 하는 이들도 있다.그러나 이 성당의 신자들과 성직자들은 보수적인 종교계의 시각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 성당의 책임 성직자인 마이클 피아자는 "새로운 밀레니엄에는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지배할 것" 이라며 "2001년 새해에는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를 혼합한 예배의식을 올리겠다" 고 선언했다.'호프' 라는 이름에는 10년 전 매달 신자 20여명씩 에이즈에 희생되던 당시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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