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한나라당 이회창]못이룬 총재경선 앞날 기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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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0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장에 앉은 이회창 명예총재는 무척이나 착잡해 보였다.그는 지난해 7월21일엔 그 '비슷한' 자리에서 신한국당 대통령후보에 당선됐었다.

李명예총재는 당내 최대 지지그룹을 확보하고 있지만 대선 패배와 구 (舊) 민주당과의 합당이라는 정치현실 때문에 당분간은 당권 (총재)에서 떨어져 있어야 한다.그는 이번 당권협상에서 조순총재를 재추대하는 대신 6월 지방선거와 9월 정기국회 사이인 7, 8월에 총재경선을 실시할 것을 당헌에 못박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권에 복귀하겠다는 것이다.6.4 지방선거에서 당이 수도권에서 전패 (全敗) 하면 그와 김윤환 (金潤煥) 부총재의 연합세력은 6월중 경선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당이 어느 정도 성적을 올리면 경선공세는 8월께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경선판이 벌어지면 李명예총재는 金부총재와 후보단일화를 일궈내야 한다.

金부총재는 "총재에게 필요한 지도력.대중적 지지.당내 기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두사람 사이에 조정이 될 것" 이라는 입장이다.李명예총재의 당권복귀문제에는 경선뿐만 아니라 보선 (7월께로 추정) 시기도 얽혀 있다.

李명예총재의 측근과 의원.위원장들 대다수는 李명예총재가 정치적 파워를 키우려면 종로보선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일각에선 최병렬 (崔秉烈) 의원의 사퇴가 확정될 경우 서울 서초갑에 출마하는 게 낫다는 견해도 있다.

더 안전하다는 것. 하지만 이런 선택은 너무 '보신 (保身) 적' .소극적이란 비판이 많다.더군다나 전국구 포기 의사를 밝히며 이곳에서의 권토중래를 외치고 있는 김찬진 (金贊鎭) 의원이 이회창계여서 李명예총재로서는 서초갑행 (行) 이 이래저래 부담스런 상황이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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