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無價誌 '몽크뭉크'의 작은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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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홍대앞.신촌.대학로 등지의 카페 한구석에 쌓여있는 공짜잡지, 스트리트 페이퍼. 수많은 무가지 (無價誌) 들이 경제적 이유로 그로기가 돼 수건을 던졌건만 지난달 등장, 27일 2호를 낸 '겁없는 신인' 이 있다.

바로 재즈전문지 몽크뭉크 (Monk Munch.사진) 다.

발음부터가 수월치 않다.

전설적 재즈피아니스트 탤로니어스 몽크와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당초엔 홍대 미대출신 편집장 남무성 (30) 씨의 욕심대로 '재즈+미술' 을 시도하려 했다가 워낙 산고 (産苦)가 심해 미술 쪽은 일단 접기로 했다고 한다.

팀 결성은 지난해 9월. "음악에 미친 사람이라면 한번쯤 해봤음직한 발상" 에서였다.

그래서 7명이 모였다.

지금은 없어진 방배동 '파블로' DJ경력에 현재 영화음악과 CM을 만드는 남씨 외에 호텔 바에서 재즈피아노.보컬 활동을 하다 최근 발행인으로 합류한 양수연 (27) 씨, 병원에서 일하다 밤이면 책 만들러 달려오는 '주경야독' 김치민 (30).일본어 번역을 도맡는 윤세환 (28) 씨 등이 있다.

이들의 경쟁무기는 뭘까. "저희 팀원들이 소장하고 있는 재즈 원판이 약 4만여 장이에요. 보유음반 수가 많다는 건 한 곡을 놓고 여러 연주에 대한 비교분석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뜻이거든요. 비평을 쓸 때 좀더 정확성.전문성을 기할 수 있구요. 아마 음반평만큼은 양질일 겁니다.

" 경험부족으로 썩 흡족스럽지 않은 1호에서 그래도 디스크그래피 소개는 꽤 심혈을 기울였다.

퓨전재즈 기타리스트 팻 메시니의 국내 출시작을 포함, 약 70여 장의 음반을 소개했다.

그가 세션으로 참여한 것까지 모두 포함해서다.

2호엔 마일스 데이비스의 음반 1백80여 장을 정리했다.

"원판을 구하러 다니지 않는 이상 음반사에서 수입한 것만 듣게 되죠. 저희가 여기에 소개함으로써 자극이 돼 좀더 다양한 음반들이 들어올 수 있다면 재즈팬들에겐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기회겠죠. " CBS 라디오 '0시의 재즈' 에서 '애청자에게 보내는 책' 으로 선정된 것은 그 뜻을 높이 산 것 아닐까. '몽크뭉크' 의 꿈은 계간 음악감상회 개최, 소극장.카페를 순회하는 작은 연주회, 언젠가는 재즈워크숍까지 무궁무진하다.

펼친 돗자리도 도로 거둬들인다는 불황에 '재즈의 저변 확대' 를 위한 힘겨운 발걸음은 어디에 가닿을까. 우선은 '다음 호에 계속' 을 자꾸 바라는 마음뿐. 문의 02 - 690 - 6761.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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