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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박람회가 즐거운 결혼이민여성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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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결혼 이민자들이 고양국제꽃박람회에 통역사로 활동하는 등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양시 다문화 가족지원센터의 전폭적 지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사진은 센터에 참여하고 있는 느구엔티응아(베트남)·무하요(우즈베키스탄)·저날린(필리핀) ·최설매(중국)씨.(사진왼쪽부터)
사진=프리미엄 김진원 객원기자

꽃박람회가 즐거운 결혼이민여성들

“고양 주민 안정적 정착 통역봉사로 떴어요”

지난 10일 막 내린 고양국제꽃박람회의 볼거리 중 하나는 통역사로 나선 고양시 결혼 이민자들이었다. 능숙한 통역은 물론, 나라별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모델을 자처해 박람회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이들의 활동은 고양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전폭적 지원 아래 이뤄졌다.

중국출신으로 2003년에 결혼해 고양시에 정착한 최설매(33·행신동)씨. 고양시 다문화 가족지원센터(이하 다문화센터)에서 통·번역사 양성과정을 이수하고 고양국제꽃박람회 때 통역사로 활동했다. 최씨는 “통역사 활동으로 돈도 벌고 지역에 대한 애착도 강해졌다”면서 “이제야 당당한 고양시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베트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입고 통역사로 활동한 느구엔티응아(32·토당동)씨는 관람객들의 사진촬영 1순위. 느구엔 티응아씨는 “많은 사람들을 접하면서 나도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고양국제꽃박람회 때 국제관에서 각 나라를 대표하는 통역사로 활동한 고양시 결혼 이민자는 총 18명. 이들은 박람회 이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한다’(한국의 다문화가족)라는 모임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유대를 갖고 있다. 이들이 국제행사에서 통역사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다문화센터의 공이 가장 컸다.

결혼 이민자들을 통역사로 키우기 위해 8회, 32시간의 통·번역사 양성과정을 운영하며 취업 알선과 사회적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오는 11월 고양시에서 개최되는 세계역도선수권대회나 외국인 범죄를 담당하는 수사기관에서도 통역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다문화센터 김임연 센터장은 “고양시가 진행하는 각종 국제행사 및 외국어 통역이 필요한 기관과 연계해 결혼 이민자를 참여시킬 계획”이라며 “경제활동으로 수익도올리고 문화적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역사 활동 외에도 사회적응을 위한 지원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2007년 결혼해 고양시에 정착한 무하요(21·대좌동)씨의 꿈은 아나운서. 다문화센터의 체계적 지원 덕에 아리랑 TV에 출연하며 조금씩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 무하요씨는 “고양시 사회구성원으로서 당당히 꿈을 이뤄갈 것”이라며 “다문화센터의 전폭적인 지원이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문화센터는 올 하반기부터 고양시 12개 시립도서관과 연계, ‘원어민 동화구연지도사’로 결혼 이민자들을 훈련시켜 취업을 도울 계획이다.

교육청과도 연계해 학교현장에서 각 나라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다문화 강사’로, 고양시내 보육시설의 영어교육을 담당하는 ‘원어민 영어지도사’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민자간 상호 유대를 돈독히 하기 위해서 자조모임 ‘아나바다’를 추진하고 ‘요리봉사단’을 구성, 사회봉사도 병행시키고 있다. 다문화센터 김희진 팀장은 “올해는 이민자들의 취업교육을 중점 지원해 이민자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3월말 현재 고양시에는 결혼 이민자 2105명이 거주, 경기북부지역에서 가장 많은 것로나타났다.

프리미엄 이형열 기자 yeol7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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