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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탐방, 명사를 만나다⑥

중앙일보

입력

직업탐방, 명사를 만나다⑥
이규연 중앙일보 사회 에디터

기자는 박학다식이 필수, 글쓰기 연습도 꾸준히

‘직업 탐방, 명사를 만나다’ 여섯 번째 주인공은 중앙일보 사회부문 이규연 에디터. 중요한 사안을 독자적으로 조사취재해서 심층적으로 보도하는 탐사보도를 확립시킨 이규연 에디터를 박다은(18·목동고3)·오하영(14·덕수중2)양이 만나봤다.

말끔하게 단장한 중앙일보 본사는 새롭게 바뀐 ‘베를리너판’과 함께 더욱 바쁘게 뛰어다니는 기자들로 가득했다. 이 에디터는 기자를 꿈꾸는 두여학생에게 “나는 군사독재에 대한 반발과 정의감 때문에 기자가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민주화가 되면서 자유는 확대됐지만 사회에 대한 관심은 많이 줄어들었다”며 “정보소외 등이 나타나는 현대사회에서는 정보를 전달하는 기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일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자 역시 사람이기에 오보를 내는 실수를 할 때도 있다. 이 에디터는 “과거에 뇌물 수수와 관련된 기사를 썼는데 재판과정에서 뒤늦게 취재원의 무죄가 밝혀져 곤란스러웠던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정부기관이 발표한 사실이라도 진실과는 다를 수 있으므로 기사를 쓸 때는 관련 내용을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박양이 “기사는 객관성이 생명이지만 글을 쓰다 보면 주관이 생기기 마련이지 않냐”고 물었다. 이 에디터는 “관점이 없는 기사는 단순 사실 전달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기사를 쓸 때는 언론사나 개인이 갖고 있는 생각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 이때는 관점을 2개 이상 넣어줌으로써 객관성을 확보한다. 예를 들어 요즘 한창 교육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의 경우, 이를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의 의견을 균형 있게 넣어서 기사를 쓰면 된다. 찬성하는 입장도 교사·교수·학생 등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반영하면 독자들이 견해를 정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청소년수련관 기자단으로 활동하는 오양은 “탐사보도가 뭐냐”고 질문했다. 이 에디터는 “탐사보도는 하나의 사건을 깊게 파헤쳐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는 것으로 보도영역 중 가장 어려운 분야”라고 설명했다. 탐사보도는 끈기와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지적 능력, 이를 독자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필력 등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성취감도 크다. 그는 “어렵고 힘든 과정들을 견디며 탐사보도로 특종을 낚았을 때 정말 기자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박양은 “최근 인터넷과 방송 등 다양한 매체들이 생겨나면서 신문은 사양 산업으로 여겨져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다매체시대에 종이신문은신속성이나 현장감 등에 있어서 분명 한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자적인 특징을 갖고 있는 신문은 ‘정보의 기록’과 ‘정보의 심화’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는것이 이 에디터의 설명이다. 이 기자는 “현재는 신문뿐만 아니라 매스미디어 전체가 위기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가 일방적으로 대중에게 정보를 전달하던 매스미디어 시대는 과거가 된지 오래다.
 
신문을 찍어내는 인쇄기는 1초에 1200페이지를 찍어낸다. 겉보기엔 별 것 아닌 종이 신문의 이면에는 하이테크놀로지가 숨어있는 것이다. 그는 “머지않은 미래에는 영상과 음성, 텍스트와 도형, 도표 등을 아우르는 매체가 탄생할 것”이라며 “미래의 언론인은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를 활용하는 콘텐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양은 “지금부터라도 수용자의 성격과 매체의 특성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변화된 미디어 시대에 걸맞은 언론인이 될 준비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가 되기 위해 학창시절부터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은지에 대해서도 귀띔해줬다. 첫째로는남과 대화를 많이 할 것. 대화를 할 때는 상대방의 의견을 듣는 연습도 해야 한다. 기자는 남의 말을듣고 기사를 적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둘째, 여러분야의 책을 깊게 읽을 것. 전문기자 제도가 도입 됐지만 그래도 기자는 ‘박학다식’이 필수다. 마지막으로는 글쓰기 연습을 부지런히 할 것. 아무리 취재를 잘 한다고 해도 기사를 못 쓰면 소용이 없다. 틈이 날 때마다 짧은 글이라도 매일 쓰는 연습을 하면 훌륭한 기자가 될 수 있다.

프리미엄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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