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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창업 투자 마비…부도여파 올 조합결성 한건도 없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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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의 영향으로 고금리가 지속되고 기업부도가 잇따르면서 벤처기업에 대한 창업투자가 중단될 위기에 처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내 벤처캐피털 (창업투자사.용어한마디 참조) 들마다 창업투자조합의 결성 부진으로 재원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투자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부실 종금사에 운영자금마저 묶여 벤처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19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벤처캐피털의 자금조성원이 되고 있는 신규 창업투자조합이 96년 9개 조합 (1천4백12억) , 97년 20개 조합 (1천9백25억원) 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나 올해 들어선 아직까지 1개의 조합도 결성실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고금리 지속으로 타 금융권의 고수익 상품으로 자금이 옮겨가는데다 벤처기업 주식이 주로 거래되는 코스닥시장에서 올들어 2월말 현재 9개 기업이 도산해 지난 한햇동안 부도업체수 (19개) 의 절반에 육박하는 등 투자환경이 극히 불투명해지는데 따른 것이다.

투자재원 고갈로 창투사들의 융자.인수업무도 크게 줄어들고 있으며 상장주식에 투자해 놓은 여유자금마저 주식시장의 침체로 평가손이 장부가의 70%대까지 커지고 있어 (벤처캐피털협회 조사자료) 자금운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와 함께 10여개 이상의 창투사들이 폐쇄된 종금사 등에 운용자금 등이 묶여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일부 창투사에서는 신규 투자와 자금대여업무가 완전 중단되고 있다.

이처럼 벤처캐피털시장이 얼어붙자 벤처 창업은 아예 꿈도 못꾸고 있는데다 상당수 기존 벤처기업들마저 진성어음조차 할인받지 못해 고사직전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부가 이스라엘의 요즈마 펀드, 싱가포르의 테크놀로지 펀드 등과 같이 모험적 창업에 장기투자를 주로 하는 '공공 벤처캐피털' 을 도입하고 에인절 (개인) 투자자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 등 투자활성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홍병기·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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