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태 영암군수 “하회마을 능가하는 명소 만들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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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은 ‘한옥 1번지’다. 20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구림마을이 있고, 한옥 관련 사업이 가장 활발하기 때문이다.

김일태(65·사진) 영암군수는 “오랜 역사성이나 다양한 전통문화가 ‘양반촌’ 하회마을의 것과는 다르고 더 매력 있다”며 구림마을을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을 능가하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교통이 편리한 장점을 살려 도시의 은퇴자는 물론 직장인을 끌어들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과연 도시 직장인까지 찾아오겠는가.

“도로망이 좋아져 승용차로 광주에서 1시간, 전남도청이 있는 남악신도시에서 30분이 채 안 걸린다. 출퇴근이 가능하다. 한옥을 지으면 노후에 편안하게 (민박과 특산물 판매 등으로) 용돈을 벌면서 살 수 있다. 다른 농어촌과 달리 마을 안에 문화예술시설과 체육시설, 공원 등이 두루 있어 무료하지 않게 생활할 수 있다. 벌써 땅을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매물이 나오지 않을 정도다.”

-특히 일본인들이 구림마을을 많이 방문하는데.

“고대 일본에 천자문·논어 등을 전한 왕인박사가 태어난 곳이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왕인박사 사당 앞에서 모자를 벗고 머리를 숙인다. 아스카 문화의 비조(鼻祖)로 일본도 인정하는 분의 탄생지를 정작 우리 정부는 국가 사적으로도 지정하지 않고 홀대해 안타깝다.”

-삼호읍에 조성 중인 국제자동차경주대회장에서 내년부터 해마다 F1 대회가 열린다. 영암군으로서는 호재가 아닌가.

“구림뿐 아니라 다른 동네의 한옥들도 대부분 한두 개씩 손님방을 가지고 있다. 외국인 F1 관람객이 기와집에서 민박을 한다면, 한국 문화의 진수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낮에 F1 머신(경주차)들의 엄청난 스피드와 굉음을 즐기고, 밤에 농촌 자연부락에서 느리면서도 조용한 여유에 젖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영산호 주변에 한옥 호텔이 들어서는데.

“사람들은 남들이 못해 본 이색적인 것,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면 돈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멋진 한옥에서 묵는 것은 도시 호텔에서 자는 것과 또 다르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관광객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다. 목포~광양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해석 기자

◆영암군=지역에 대불국가산업단지와 삼호현대중공업이 있다. 2차산업 비중(35%)이 비교적 높고, 일자리가 많은 편이다. 농업은 무화과·배·감(대봉) 등 과수가 발달하고, 소(한우 3만여 마리, 젖소 5000여 마리)도 전남에서는 장흥군에 이어 둘째로 많이 기른다. 1965년 인구가 14만 명을 넘었으나 이농 현상 등으로 줄어 현재는 6만 명 수준이다. 왕인박사 유적지와 월출산 국립공원, 도갑사·미황사 등의 관광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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