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맞은 '이대성파일' 세 주역]이종찬·나종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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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이 새로운 안기부 지도부에 대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종찬 (李鍾贊) 부장과 나종일 (羅鍾一) 2차장의 파면을 요구할 정도다.

한나라당은 북풍수사 와중에서 보인 이들 지도부의 태도를 보면 과연 안기부를 제대로 끌고 나갈 수 있을지가 걱정이라는 것이다.

맹형규 (孟亨奎) 대변인은 "李부장과 羅차장은 정치를 하는지, 정보를 취급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 며 "이들이 최고 정보기관을 본래 목적대로 이끌어 갈 수 있을까 의문을 갖게 만든다" 고 우려를 표시했다.

비밀문건이 외부에 유출되고 이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도 안기부 책임자라기보다 방관자 같은 태도로 일관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주장은 또 李부장.羅차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 안기부장과 차장이 나란히 특정 정당에 들러 기자간담회까지 갖고 민감한 사안을 언급한 것은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고 지적한다.

李부장이 11일, 羅차장이 17일 국민회의 당사를 인사차 들렀던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비밀문건도 정치적으로 처리됐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견해다.

20년 이상 안기부에 근무했다는 한 직원도 "이번 문건파동으로 여러해에 걸쳐 북한에 구축했던 정보수집망이 노출될 위험에 빠졌으며, 그동안 유지해오던 북한측과의 접촉라인이 최말단까지 전면 단절됐다" 고 안타까워했다.

그 책임의 상당부분이 안기부 새 지도부에 있다는 것이다.

김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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