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돔 … 집성재로 원형·곡선도 자연스럽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1면

목조건축은 단지형 전원주택, 타운하우스에서부터 리조트·펜션 등 숙박시설, 돔 형태의 스포츠시설, 교량·역사(驛舍)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산림청 산하 녹색문화재단이 강원도 횡성군에 조성한 숲체원은 강당을 포함해 모든 것을 나무로 지었다. 산꼭대기까지 목재로 길이 1㎞가량의 데크로드를 설치해 장애인들이 전동 휠체어를 타고 산에 오를 수 있게 했다.

체육관·교회 등 대형 건물이나 교량도 목조로 만드는 경우가 늘고 있다. 미국 시애틀 타코마 돔의 경우 지름 155m에 이르는 실내 야구장을 목조로 지을 만큼 목조건축이 크게 발전했다.

한국목조건축협회 이원열 부회장은 “목재건축의 범위 확장은 구조용 집성재가 없다면 불가능하다”며 “집성재는 일반 목재에 비해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집성재는 목재를 일정한 크기의 판재나 각재로 켠 뒤 여러 개를 평행하게 맞대 놓고 접착제를 발라 열을 가하면서 압착시킨 것이다. 보통 목재를 두께 5㎝ 이하로 제재해 함수율 15% 이하로 건조한 뒤 강도를 측정해 결함 부분을 제외한다. 그리고 목재를 접착제로 길게 이은 다음 목재의 위와 아래에 접착제를 바른 뒤 겹겹이 쌓아 가열·압착한다.

집성재는 수장용과 구조용으로 나뉜다. 문·문틀·마루 등 건축물의 구조와는 상관없이 마감재나 가구에 사용되는 게 수장용 집성재다. 구조용 집성재는 보나 기둥 같은 건축물의 구조재로 사용된다. 강도가 매겨진 공학목재로 직선형의 보뿐만 아니라 복잡한 곡선으로도 생산된다. 단면이 클 경우 건조하기 어려운 일반 목재와 달리 구조용 집성재는 얇게 켠 판재를 건조해 붙인다. 그 때문에 수분이 많은 목재로 시공할 때 나타나는 수축이나 뒤틀리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집성재는 또 강도를 일반 목재보다 높일 수 있고, 용도에 따라 길이·두께·폭 등을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다.

단점은 같은 크기의 일반 목재와 비교할 때 값이 1.5~2.5배로 비싸다는 것이다. 목조건축 업계에서는 교량을 건설할 때 교각과 교각 사이의 길이가 30m가 넘으면 철제보다 집성재가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철제에 비해 자체 하중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이해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