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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명해진 패전 투수’ 전병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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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SK 왼손 투수 전병두(25 )가 지고도 유명해졌다.

2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를 앞두고 전병두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방송 인터뷰가 끝나기 무섭게 취재기자 10여 명이 순식간에 몰려들었다. 박철호 SK 홍보팀장은 “병두야, 이거 끝나고 3라운드도 있다”고 말했다. 방송 인터뷰 하나가 더 잡혀 있다는 말이다.

전병두는 전날 두산전에서 6과3분의2이닝 5안타·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팀이 1-2로 져 패전 투수가 됐다. 하지만 1회 초 3번 김현수부터 4회 초 2번 임재철까지 아홉 명의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998년 5월 14일 이대진(KIA·당시 해태)이 인천 현대전에서 세운 10타자 연속 탈삼진 다음 가는 대기록. 이 분야에서만큼은 95년 두 차례 9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한 불세출의 투수 선동열 삼성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전병두는 2005년 다니엘 리오스와 맞트레이드돼 두산에서 KIA로 옮기고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돼 화제를 낳았다. 그러나 전병두는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다. 소심한 성격 때문에 과거 ‘새가슴’이라는 말도 들었다.

김성근 SK 감독은 자신의 심장을 가리키며 “전병두는 여기가 문제가 아니라 몸이 아팠던 것”이라고 말한다. 2007년까진 왼쪽 어깨가 아팠다. 지난해 SK에서는 투구 폼을 찾지 못해 고생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전병두는 백스윙 때 왼 팔꿈치 높이를 낮추고 회전 동작을 크게 하는 폼을 찾았다.

인천=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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