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정부군, 탈레반 거점 진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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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파키스탄 정부군이 24일(현지시간) 무장 이슬람 세력인 탈레반이 장악한 밍고라의 주요 거점을 점령했다. 밍고라는 북서변경주 내 스와트밸리의 최대 도시다. 파키스탄 정부군이 밍고라를 탈환하면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탈레반의 기반을 와해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밍고라 공세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지지를 받고 있다.

AP통신은 파키스탄군 대변인 아타르 아바스 소장을 인용해 “정부군이 스와트밸리에서 탈레반을 몰아내기 위해 결정적인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다”며 “시내에 2만여 명으로 추정되는 민간인이 남아 있어 탈레반이 인간방패로 내몰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파키스탄군은 밍고라에서 시가전을 벌여 8개의 교차로를 점령하는 등 전과를 올렸다. 아바스 소장은 “이른 시일 안에 밍고라 탈환 작전이 종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스와트밸리에는 탈레반 잔여 세력 2000여 명이 남아 저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밍고라는 평상시 주민 37만5000명이 살고 있는 인구 밀집 지역으로 파키스탄군이 지난 며칠간 탈환작전을 준비해 왔다.

탈레반이 휴전 약속을 깨고 율법 통치 허용 지역인 스와트밸리를 벗어나 영향권을 넓혀 나가자 파키스탄 정부군은 7일 스와트밸리 일대의 탈레반 세력을 척결하기 위한 소탕전을 시작했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탈레반은 파키스탄 정부가 허약해 평화의 손짓을 한 것으로 오해했다. 스와트 공세에 후퇴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인도와의 접경을 지키고 있는 최정예 동부군 병력 일부까지 차출한 파키스탄군은 지금까지 전투에서 탈레반 1000여 명을 사살했다. 20일에는 탈레반이 처음으로 세력 확장을 시도한 부네르를 탈환했다. 하지만 한 달간의 교전으로 스와트밸리와 주변 지역에서는 150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피란민이 발생하는 등 인도주의 재앙이 계속돼 유엔난민기구(UNHCR) 등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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