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일할 수 있는 게 최고 생일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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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 귀재'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 조르조 아르마니가 11일(현지시간) 70세 생일을 맞았다.

그는 밀라노의 한 백화점 점원으로 패션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50년만에 아르마니사를 세계 굴지의 복합패션그룹으로 키웠다. 아르마니사는 현재 전 세계에 5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연 13억유로(약16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재산이 22억달러 상당으로 알려진 그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04년 세계의 부자'247위에 올랐다.

아르마니는 1934년 밀라노 근교의 소도시에서 태어났다.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한동안 사진에 매료돼 사진일을 하기도 했으나 군복무를 마치고 백화점 직원으로 일하면서 패션과 인연을 맺었다. 64년 디자이너 니노 체루티의 남성복 디자이너로 고용돼 본격적인 디자이너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75년 친구인 세르지오 갈레오티와 함께 회사를 창업했다.

아르마니가 디자인을 맡고, 갈레오티가 경영을 맡았지만 10년 뒤 갈레오티가 세상을 떠나면서 혼자 회사를 이끌게 됐다.

그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한 디자인 때문이다. 80년대엔 여피풍의 옷을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았고, 영화'아메리칸 지골로'에서 주연 배우 리처드 기어의 의상을 맡으면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아르마니사는 최근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언더웨어.수영복.향수.보석은 물론 최근엔 가구 사업에도 진출했다. 중국 상하이(上海)에 최근 매장을 개설했고 호텔업에도 진출했다.

그의 고민은 후계자가 없다는 점이다.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식을 낳지 않은 것을 "가장 후회한다"고 털어놨다. 지난주에도 한 남성복 패션쇼를 마친 뒤 한 인터뷰에서 "70세 생일 선물은 내가 어느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사고하고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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