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감독들 '외화벌이'…싱가포르·홍콩서 잇단 광고 수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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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최근 국내 CF감독 '수출 1호' 가 탄생하는 등 국내 광고 제작진의 해외 시장 개척이 잇따르고 있다.

'OB라거맥주 랄라라 시리즈' 등 히트광고 제조기로 알려진 유레카의 김규환 감독 (38) 은 3월 초 싱가포르 광고시장에 진출, 휴렛 패커드와 비자카드 광고를 수주했다.

김감독은 또 홍콩 소재 건강식품회사인 타이타 (TAITA) 의 약품 광고 2편과 바슈롬사의 콘택트 렌즈 광고도 따왔다.

특수 애니메이션 광고로 주목받는 프로덕션 양철집의 김문생 감독 (37) 역시 홍콩 음료회사인 크래프트사의 '탱 (Tang)' 음료광고를 수주했다.

김감독은 이어 홍콩 지하철 (MTR) 신설노선 홍보 광고와 퀘이커사의 오트밀 등 2편의 CF제작을 계약했다.

이밖에 '닉스 진' 광고로 유명한 매스매스 에이지의 박명천 (29) 감독도 홍콩 등 현지 패션 회사 등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따온 광고의 제작비용은 편당 1억5천만~1억8천만원 수준으로 국내 수주가 보다 2배이상 비싼 가격이다.

이들이 수주한 광고는 모두 홍콩.중국.싱가포르 등 현지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CF제작사인 세종문화 이강우 전무는 "수 년 전 일본 세제회사의 주문으로 광고를 만들어 납품한 사례는 있지만 국내 광고 제작진이 해외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외국 광고를 따온 것은 이번이 처음" 이라며 "앞으로 해외진출이 더욱 늘어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국내 CF감독의 해외시장 진출은 국내 광고인력을 국제 시장에 알선하는 업무를 대행하는 이앤 디렉터스 (대표 이동수.38)에 의해 성사됐다.

이앤 디렉터스 측은 "수주한 광고들은 모두 국내 스탭진들이 제작하며, 광고 모델 역시 일부를 제외하곤 내국인 모델을 쓰는 조건" 이라고 밝혔다.

이대표는 홍콩의 보젤.제이 월터 톰슨, 싱가폴 베이티사 등 현지 유명 광고대행사를 3번 이상 찾아가는 등 '발로 뛰는 영업' 을 통해 광고를 수주했다.

이대표는 "마케팅.홍보 부족으로 국제 시장 데뷔가 늦었을 뿐 국내 유명 CF감독의 수준은 이미 세계 일류급" 이라며 "앞으로 세계 최대 광고시장인 런던.뉴욕에 이들을 입성시키겠다" 고 포부를 밝혔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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