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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시장] 서울 효자동 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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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일제시대 '장군의 아들'로 유명했던 김두한의 활동 구역이었던 서울 통인동의 효자동 시장(통인시장). 시장을 표시하는 변변한 간판이 서 있지 않아 시장 입구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지난 11일 일요일 오후 두 시간 남짓 시장을 돌아 보면서 만났던 장 보러 나온 사람은 30명이 채 안됐다. 100여개 점포 중 10% 정도는 비어 있다는 게 상인들의 말이다. 손님이 줄어 점포는 활기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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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간 이곳에서 장사를 했다는 정우현(77)씨는 "1990년대 초반 옥인동과 남대문을 오가는 마을버스가 생기면서 손님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효자동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효자동시장에는 최근 반찬 가게가 부쩍 늘었다.

2~3년 전만 해도 2~3곳에 불과했던 반찬 가게가 10여 곳에 이른다. 반찬가게들은 인접한 누상동의 헌 집이 다세대주택으로 변모해 그곳에 사는 신혼부부와 나홀로 세대의 입 맛을 겨냥한 새 업태인 셈이다.

족발을 팔다 반찬 가게로 업종을 바꿨다는 김모(48.여)씨는 "남대문시장의 대형 족발 가게와 경쟁할 수 없어 반찬 가게로 바꿨다"며 "하루에 평균 15만원어치의 반찬을 판다"고 말했다. 신혼부부와 나홀로족 젊은이가 이 시장의 최대 고객으로 떠올랐다. 이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시장 입구 주변에 수퍼마켓 네 곳이 새로 생겼다.

◇시장 명물=시장 입구에서 70m 정도 들어가면 '원조 할머니 떡볶이'집이 있다. 40년 넘게 효자동시장에서 떡볶이를 팔았다는 김임옥(68)할머니의 손맛은 TV 방송의 음식 관련 프로그램에도 여러 번 등장했고 이 덕에 효자동시장이 전국에 알려졌다. 가늘고 얇은 쌀떡으로 만든 맵지 않은 간장 떡볶이와 고추장이 들어간 기름 떡볶이가 주메뉴다. 1인분에 2000원.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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