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고양이 20% 치명적인 기생충 보유…임산부감염땐 유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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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도심을 배회하는 야생고양이가 눈에 띄게 늘고있는 가운데 이들 중 약 20%가 인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생충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표본조사결과 드러났다.

전남대 수의과대학 강문일교수팀은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지난 2년간 전국의 야생고양이 2백12마리를 포획, 혈액검사를 실시한 결과 다섯 마리에 한 마리 꼴로 '톡소플라즈마 곤디' 라는 기생충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12일 밝혔다.

이같은 수치는 미국 집고양이의 기생충 보유율 1%안팎 (미국 하와이대 조사)에 비해 크게 높은 것이다.

이 기생충은 포유류.조류 등 동물은 물론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으며 특히 임신부의 경우 유산이나 태아기형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서울.영남.호남 등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실시된 이번 혈액검사에서 서울.경기의 경우 조사대상 야생고양이 중 32%가 이 기생충에 감염돼 기생충 보유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남 (15%) 과 충청 (12.5%) 지역의 보유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강교수는 "톡소플라즈마 곤디는 에이즈환자 등에게는 아주 치명적" 이라며 "미국에서는 카펫 등에 싸놓은 고양이의 분변으로 실제 임산부가 유산한 사례도 보고된바 있다" 고 말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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