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젖 유전자 가진 젖소, 국내 대량생산 눈앞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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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모유 (母乳) 유전자를 가진 복제 수소 (일명 '보람이' )가 최초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생명공학연구소와 두산개발은 30억원을 들여 개발한 이 '황금소' 가 최근 안정적으로 모유 유전자가 담긴 정자를 생산하기 시작함에 따라 15일 언론에 공개했다.

이들 두 기관은 최근 암소 1백20여마리에 보람이의 정자를 인공수정하는데 성공, 올해말께 모유같은 우유를 생산하는 암소가 대량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젖소에는 모유의 핵심성분인 락토페린 유전자가 들어있어 이를 함유한 우유를 생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수소의 유전자에 사람의 락토페린 유전자를 삽입해 여기서 생산된 정자로 수정번식을 시도한 것은 국내 처음으로, 세계적으론 네덜란드에 이어 두번째. 두산개발 관계자는 "암수 성비.임신 성공률을 고려할 때 이번 수정으로 오는 12월께 사람의 락토페린 유전자를 가진 30여마리의 암소가 무더기로 태어날 것 같다" 고 내다봤다.

보람이는 현재 생후 18개월째를 맞아 성적으로 완전히 성숙, 주 2회꼴로 락토페린 유전자가 든 정자를 생산하고 있다.

모유에는 뇌의 성장에 필요한 유당을 비롯, 락토알부민.라이소자임.면역글로불린 등 다양한 성분이 있다.

이 가운데 락토페린은 모유에 다량 함유된 항생물질로 '우유보다 모유를 먹여야 아이가 건강하다' 는 학설의 근거. 모유중 락토페린 함유율은 ℓ당 1.4g으로 우유보다 10배이상 높은데다 질도 뛰어나다.

안면도 = 김창엽·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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