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 인하권고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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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건설업체들이 아파트 분양가를 건축비나 주변 아파트보다 높게 책정했다가 자치단체로부터 잇따라 인하 권고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수성구청은 지난해 5곳에 이어 올해 1개 업체에 대해 아파트 분양가를 낮추게 했다고 11일 밝혔다. 달서구청도 지난해 이후 4개 업체의 분양가를 낮추게 했다. 수성.달서구 지역은 투기 열풍으로 지난해 이후 분양가가 크게 오른 곳이다.

수성구청은 지난 3일'수성 2차 e-편한세상'을 분양 승인하기 전에 업체에 분양가 인하를 권고해 33평~87평형을 980만~1500만원씩 낮추게 했다. 업체가 2억4080만원에 분양할 예정이던 33평형의 경우 총 1430만원이 내린 2억2650만원에 분양이 승인됐다.

수성구청은 지난해 ▶시지동 푸르지오▶범어동 유림노르웨이 숲▶황금동 주공 재건축▶만촌동 한화 꿈에그린▶매호동 한일 유앤아이 아파트의 분양가를 낮추게 했다. 이 가운데 유림 노르웨이 숲 101평은 무려 1억500만원을 깎게 했다.

구청의 분양가 인하권고는 비슷한 시기에 분양된 주변 아파트나 건축원가에 비해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을 때 이뤄진다. 구청 측은 업체의 토지매입비.건축비.부대비용 등 건축원가와 비슷한 시기 아파트 분양가를 분석, 인하를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분양가 인하권고는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업체의 반발을 사기도 한다. 또 일부 업체는 인하권고에 대비해 분양가를 미리 높게 책정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달 달서구에서 33.47.55평형 아파트를 분양한 한 업체는 구청의 인하권고에 33평형만 400만원을 인하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당시 "구청이 분양가를 인하조정하는 줄 알았으면 더 높이 책정해 시원하게 깎았을 것"이라고 말해 공무원을 놀라게 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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