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정위원회에 핫라인개통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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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한국시장 개방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미국 무역대표부 (USTR)가 새로운 형태의 개방압력을 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9일 전윤철 (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은 유임발표 이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7일 방한중인 리처드 피셔 USTR 부대표가 USTR와 공정위간에 고위급 및 실무진 차원의 직통라인을 조속히 개설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고 밝혔다.

이는 향후 자국기업이 한국시장에서 경쟁제한적인 관행에 따라 불이익을 당할 경우 USTR가 공정위에 직접 항의, 시정을 요구할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USTR는 이르면 이번주안에 USTR측 실무접촉창구 명단을 공정위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田위원장은 또 국내기업 재무구조 개선을 촉진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이 30대기업에 대해 채무보증을 과다하게 요구한 부분을 본채무의 1백% 이내로 줄이도록 법에 따라 규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30대기업의 금융기관 채무는 약 22조원인 반면 채무보증 잔액은 33조원에 달하므로 약 11조원이 과도한 채무보증이며, 이중엔 부동산 등 물적담보를 이중으로 잡은 액수도 상당한 것으로 공정위는 파악하고 있다.

이와 함께 田위원장은 "상호채무보증 해소, 외부감시체제의 확립과 더불어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장치로서 계열사간 부당 내부거래 조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 며 올해중 여러 차례에 걸쳐 대기업 계열사간 부당 인력.자금지원 실태를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기업마다 핵심 주력업종을 선정해야 한다는 신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방안과 관련, 田위원장은 "업종 선정 자체는 철저히 재계 자율에 맡겨야 한다" 면서 정부는 이를 독려하는 위치에 머물러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또 田위원장은 이같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독과점적 체제를 발생시키는 기업결합은 소비자보호 및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철저히 막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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