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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애드 무급순환휴직자 뭐하고 지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외국 관련업체를 벤치마킹한 '업무 연장파' , 해외 어학연수를 다녀온 '자기 계발형' ,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만사 제쳐놓고 집에서 푹 쉰 '알뜰형' …. 당신이 무급 휴직을 한다면 이중 어느 유형일까. 지난달부터 오는 7월까지 한달간씩 무급 순환휴직제를 실시하고 있는 LG애드의 1차 대상자 33명이 휴직을 마치고 지난 2일 첫 출근했다.

휴직기간이 6개월 이상 장기간인 기업에서는 자기 계발형 휴직이 대다수지만 LG애드의 경우 한달이다 보니 개인사정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그중 다수를 차지한 것은 알뜰형. 한달치 월급을 못받은데다 앞으로도 계속될 IMF한파에 대비해 허리띠를 졸라맸기 때문이다.

주로 가정을 꾸리고 있는 중년층이 여기에 해당한다.

집에만 있기에 좀이 쑤신 사람은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 곳은 많다' 는 백수의 철칙에 따라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지.스승.친구 등을 찾아보는데 열중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젊은 사원은 자기 계발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입사 4년차로 미혼인 기획팀 최철호 (30) 씨는 한달간 호주 어학연수원에서 영어 실력을 연마했다.

최씨는 마침 현지에서 사업하는 친구 덕에 숙식을 해결해 경비를 1백만원만 썼다.

또 다른 총각사원은 유학 준비차 미국 친척 집을 다녀왔다. 업무 연장파에는 간부 사원이 많다.

LG애드 멀티미디어팀에 근무하는 정우관차장은 1주일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 (韓人) 라디오방송사인 라디오코리아 등 관련 기업을 방문해 선진 기법을 체험하고 돌아온 케이스. 국내 거래업체를 순방했다는 광고제작팀의 최익기차장은 "업무와 상관없이 제3자 입장에서 만나보니 그동안의 업무에 비효율적 요소가 꽤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개선방안을 찾게 됐다" 고 말했다.

미혼자라면 휴직기간중 결혼해 신혼생활을 만끽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일이다.

2월초 결혼한 한 여사원 (30) 은 마침 대학에서 공부하는 남편도 방학이어서 장기 해외배낭 여행을 다녀왔다.

기획1팀의 임우영 (29) 씨는 평소 꿈꿔오던 인도와 네팔 배낭여행을 다녀와 알찬 재충전 기회로 활용했다.

윤은기 정보전략연구소장은 "휴직기간을 계획없이 허비하면 역효과가 더 크다" 며 "사전 계획을 철저히 세워 사회봉사 등 의미있는 생활을 하거나 개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차진용·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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