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펄펄 "바로 그거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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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두산-기아의 잠실경기. 4회초 기아 1루 주자 이종범(右)이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두산 유격수는 손시헌. [연합]

'야구천재' 이종범(34.기아)은 지난달 27일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다. 헛도는 방망이와 지쳐버린 두 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이달 들어 일곱경기에 나와 26타수 4안타(타율 0.154)만을 쳤다. 도루도 지난 2일 이후 추가하지 못했다. "천재도 세월 앞엔 별 수 없다"는 말이 들렸다.

이종범이 모처럼 날았다. 이종범은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5타수 3안타 1득점으로 8-0 승리를 이끌었다. 도루 2개도 성공해 2위 김주찬(롯데.28개)과 차이를 1개로 줄였다. 기아는 선두 두산과의 3연전을 '싹쓸이'하며 단독 3위로 올라섰다. 두산은 2위 현대에 1승 차로 쫓기게 됐다.

기아는 1회초 선두 이종범의 안타 등으로 만든 1사 1, 2루 기회를 마해영이 병살타로 날려버리면서 팀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다. 타선이 다시 집중력을 발휘한 것은 3회초. 1사 이후 이종범이 중전 안타를 친 뒤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팀 타선에 불을 댕겼다. 김종국이 볼넷을 골랐고, 후속 장성호가 적시타를 날려 선취점을 올렸다. 그리고 이어진 1사 1, 2루 기회에서 마해영.심재학의 연속안타와 홍세완의 희생플라이로 순식간에 4-0까지 달아났다. 기아는 8회에도 5안타를 몰아치며 4점을 추가해 승부를 갈랐다.

선발투수 훌리오 마뇽은 6.2이닝 동안 4안타 무실점으로 호투, 시즌 5승(3패)째를 챙겼다.

기아와 3연전에서 단 1점만을 뽑는 데 그친 두산은 시즌 다섯번째 3연패를 당했다.

수원에서는 4타수 2안타로 3타점을 혼자 책임진 송지만의 활약으로 현대가 삼성을 9-7로 눌러 4연승을 달렸다. 이번 시즌 현대로 이적한 송지만도 8개 구단 타자 중 가장 많은 삼진(83개)을 당하는 등 속앓이를 해왔다. 그러나 이날 2회 투런 홈런과 4회 1타점 적시타로 1위 탈환을 위한 주춧돌을 놓으며 부진을 털어냈다. 현대 심정수도 지난 5월 11일 이후 두달 만에 홈런을 때렸다.

삼성은 9회초 김승관의 2점 홈런 등으로 6점을 뽑으며 추격전을 펼쳤지만 경기를 뒤집진 못했다.

패전 투수가 된 삼성 배영수는 지난해 8월 이후 이어온 연승행진을 15경기에서 멈췄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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