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영은 공유·소통 조직원 참여가 핵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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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초창기 영업을 하면서 고객들에게 지식경영시스템(KMS)이 뭔지 설명하느라 고생했습니다. 일반적인 사내 업무시스템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많았죠. 고민 끝에 ‘업무 처리+사내 네이버’라고 설명하자 고객들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지식경영시스템 개발·컨설팅 업체 ㈜날리지큐브의 김학훈(47·사진) 사장은 “KMS 구축 필요성을 느끼는 기업이 점점 늘고 있기에 향후 시장 전망이 밝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 매출은 2006년 50억원에서 지난해 65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경기 침체에도 75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KMS는 인터넷 기반의 업무 및 지식 공유 시스템이다. 기업 규모와 특성에 따라 단독 또는 전체 업무 시스템의 일부로 사용된다. 날리지큐브는 국내 KMS 분야의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날리지큐브가 제공하는 지식경영시스템(K*Cube KMS)은 ▶업무 ▶지식은행 ▶제안 관리 ▶커뮤니티 등의 기본 구성 위에서 고객사 특성에 따라 조금씩 변형된다.

올 2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주는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기업 경쟁력 대상’에서 KMS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고, 지난해엔 중소기업청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인증을 받았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KT와 SK글로벌에서 근무했던 김 사장이 2000년 3월 직장 동료, 지식경영 전문가와 함께 설립했다.

김 사장은 “KMS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조직원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조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자기만의 노하우’를 자발적으로 올리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성원들이 서로 많은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면 할수록 업무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전달하기 어려운 ‘거래 업체에 대한 연말연시 선물 노하우’ ‘인맥 관련 정보’ 같은 것들이 그 예다.

그는 “고객사의 시스템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구성원의 성향을 파악하는 데 주력한다”고 말했다.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금전적인 보상이 유용하지만 이를 일괄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박사들이 많은 연구소의 경우 금전 보상을 인센티브로 내세워 지식 공유를 요구하면 대부분 실패한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이들에게는 ‘박사님이 올린 자료가 내게 큰 도움이 됐다’는 식의 댓글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날리지큐브는 행정안전부의 온라인 행정백과사전 ‘국정피디아’, 하나은행의 지식경영시스템 등 150여 개 기업·기관에 KM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 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지식경영 솔루션 업체,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20∼30대 직원이 주축인 날리지큐브는 전체 직원의 70% 이상이 개발자다. 중소기업에서는 드물게 재충전 휴가제를 운용해 만 7년 이상 근속한 직원에게 30일의 유급휴가를 준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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