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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팔고 사고… 웃고…아파트 주민 축제 한마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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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청당동 신도브래뉴 알뜰바자 참가 어린이들이 자신이 가져온 물건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17일 낮 12시 천안 청당동 신도브래뉴아파트(915가구) 부녀회실 앞에서 바자가 열렸다. 한 손에 돗자리와 박스를 든 주민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바자의 상인과 손님은 모두 아파트 입주민들이다. 불황기 주머니가 가벼워진 주민들을 위해 부녀회에서 기획한 알뜰 바자는 부녀회를 포함한 8팀이 8개 품목을 들고 참가했다. 딸기쨈과 아동복, 수제 쿠키, 참외 등 입주민들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상품들이다. 화장품과 수제쿠키 자판을 준비한 곽동원(35·여)씨는 “친구에게 화장품은 협찬 받았고 쿠키는 밤새 딸아이와 함께 구웠다”고 말했다. 손수 포장까지 한 곽씨의 쿠키는 이날 바자를 구경 온 주민들에게 인기상품이 됐다.

어른들이 시중보다 20~30% 저렴한 바자에 빠져있을 때 한편에서 아이들도 아나바다 바자를 준비했다. 고사리 손으로 가져온 물품들은 색연필, 공책, 연필, 장난감 등 선물 받거나 쓰던 물건들을 깨끗하게 빨아서 가지고 나왔다. 이수빈(청룡초 3)양은 작아져 못 입는 옷과 학용품, 아침부터 직접 만든 주먹밥으로 판매대를 꾸몄다. 7개 1000원에 판매된 주먹밥은 말만 잘하면 한 두개는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바자에 참가한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바자 체험 경험이 있어서 인지 가격 흥정도 하고 덤을 주기도 하는 등 ‘능숙한’ 모습을 보였다. 바자를 통해 상품의 가격도 매겨보는 등 상거래 기본을 익히고 있었다.

알뜰 바자는 일반 참가자 1만원, 어린이 참가자 5000원씩 참가비를 받아 진행됐다. 부녀회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잔치국수를 즉석에서 만들어 대접했고 일반 주민들도 저렴하게 잔치국수를 맛보며 이웃 간의 정을 쌓았다. 부녀회에선 알뜰 바자회를 통해 생긴 수익금은 아파트 자율문고 ‘보물섬’의 도서구입비로 사용할 예정이다. 올해로 3년째인 아파트 바자를 준비한 지영선(36·부녀회장)씨는 “입주민간의 직거래 바자를 개최한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반응이 뜨거웠다”며 “가을에는 밤, 복숭아 등 농산물을 위주로 해서 직거래 알뜰 바자를 한 번 더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조민재 인턴기자 m96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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