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승진 국제수학대회(GMC) 출제위원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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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진 국제수학대회(GMC) 출제위원장 인터뷰

“학업성취도 분석·대안 제시 수준 확 높인다”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아이가 초등학교 때는 수학과목을 잘한다고 여기다가 중학교에 들어가 막상 시험을 치러보니 ‘아니었구나’ 깨닫고 그때부터 조급해하죠. 아이가 무엇이 부족한지 모른채 문제만 풀어왔기 때문입니다. 수학의 약한 뿌리를 찾아내 치료하고 전체적으로 튼튼히 성장시켜 좋은 열매를 맺게 만드는 의사의 역할, GMC가 맡을 것입니다.” 중앙일보와 고려대학교가 공동 주최하고 LG그룹이 후원하는 GMC(Global Mathematics Championship·국제수학대회)가 6월13일 한국과 미국 전지역, 캐나다 밴쿠버에서 동시에 열린다. 이번 행사는 3개국 학생들의 수학 능력을 비교 평가하고 국내 수학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돼 국내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GMC 2009의 특징과 대비전략을 방승진(50) 출제위원장에게 들어봤다.  

프리미엄 라일찬 기자 ideaed@joongang.co.kr / 프리미엄 김진원 인턴기자

Q. GMC의 특징은 무엇인가?
A : 국제학생들과 학업 비교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올해는 한국과 미국·캐나다만 실시하지만 2회 대회부터는 중국·일본·싱가포르 등 수학 선진국을 중심으로 점차 유럽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수학교육의 효과적인대안을 제시하려 한다. GMC에서는 통섭개념의 문항이 출제된다. 통섭은 ‘서로 통한다’는의미다. 예를 들어과학에서 나오는 개념을 이용해 수학 문제를 푸는 식이다. 입시수학에 익숙한 우리 아이들에게 실생활에서 수학적인 의문을 갖고 해법을 찾아내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문제다.

Q. 미국에서 수학이 갖는 의미는 우리와 다른가?
A : 수학은 산업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비록 미국이 지금 금융위기를 겪고 있지만 미국만큼금융공학이 발달되어 있는 나라는 없다. MBA를 거쳐 월(Wall)가의 펀드매니저가 되는 코스를 밟는 학생 중 수학 전공자가 적지 않다. 최소연봉이 15만달러 이상인 인기 직종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수학과 출신이 몇 천명에 이를 정도다. 그만큼 수학과는 인기학과다. 미국은 수학이입시를 위해서가 아니라 보다 윤택한 삶을 위해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과목으로 인식되어 있다.

Q.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수학교육은?
A: 우리나라는 금융공학 분야가 발달되어 있지 않다. 이번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유능한 펀드매니저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여러 대학에서 금융공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수학 교육도 선진국형으로 나가고 있다. 이젠 순수 학문에서 탈피, 금융·암호·통신 분야로 다양해지는 추세다. 바야흐로 수학을 평생 공부해야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입시위주의 좁은 수학에 머물고 있다.

Q. 다른 나라 학생에 비해 부족한 부분은?
A : OECD 국가의 학생과 비교해 수학 실력은 좋은데 상대적으로 자신감이 떨어지고 수학을 싫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있다. GMC가 그원인을 분석, 대안을 제시해줄 것이다. GMC는단순히 계산하고 영재를 판별해내는 대회가 아니다. 실생활 속에서 수학의 원리를 찾아내 흥미를 유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잘 하는 부분은 격려해주고 수학에 재미를 붙이도록 만드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 또 일찌감치 수학 능력을 정확히 분석, 학생과 학부모가 미처 알지 못하고 지나쳐버리는 오류도 방지할 수 있다.

Q. 기존의 수학경시대회와 다른 점은?
A : 학업성취도 분석 및 대안제시 수준이 다르다. 여느 대회는 계산·이해·문제해결·적용 능력 등 4개로 나눠서 분석하고 있지만, 내용영역이 빠져 있다. GMC는 경시대회 최초로 단원별분석을 실시, 취약부분이 어디인지를 파악하고극복방법을 제시해 줄 예정이다. 특히 실생활 문제, 교과별 영역통합문제 등 통합형 영역을 4개로 나눠 사고력 부분을 집중 점검해준다.

Q. 문제 출제의 중점과 난이도는?
A : 학업능력을 평가하는 학업성취도 부분과 사고력을 평가하는 통합형 부분으로 나눠 평가한다. 학업성취도는 학생과 학부모가 이해할 수 있는 성적 분석을 위해 영역별로 정확한 비율에 따라 출제하고 통합형은 기초능력을 측정하는 통섭개념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문제 위주로 출제할 것이다. 암기해 풀 수 있는 기출문제는 철저히 배제했다. 난이도는 비교적 평이하다. 학업성취도 영역 예상 정답률은 50~60%, 통합1은 15~50%, 통합2는 5~15%를 유지할 생각이다. 한국과 미국(영어와 한국어 중 선택)은 같은 문제가 출제된다.

Q. 수상자에겐 어떤 혜택이 주어지나?
A : 수상자에게는 고려대 총장상과 중앙일보 사장상, LG수학영재장학금이 수여된다. 또한 서울·경기를 제외한 지역에서 최우수 성적을 거둔 참가자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장 상을 준다. 특히 글로벌 수상자에게는 국제학생들과어울릴 수 있는 글로벌 수학 캠프(가칭) 참가기회가 주어진다.

*방승진 GMC 출제위원장 프로필*
아주대학교 교수▶한국영재학회 이사▶한국수학사학회 총무이사▶국제수학영재발굴대회(IMTS) 한국주관교수▶前 KMO 출제위원( IMO 3번 인솔)▶前 한국수학경시대회(KMC) 상임출제위원▶前 수능문항제작위원 및 한국과학영재학교 수학 출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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