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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혁신 세계포럼'에 거는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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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000년 유엔이 선언한 '새천년 발전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됐는지를 중간 평가하는 행사가 올해 많이 열린다. 24일부터 27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제6차 정부 혁신 세계포럼'도 그중 하나다. 이번 포럼은 지구촌 국가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정관리 구조와 공공행정을 혁신해야 한다는 점을 재삼 강조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 국정관리에 있어서 참여와 투명성을 확대해야 새천년 발전 목표 달성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정부기관을 운영하는 시스템이나 사회 내 여러 세력의 관계를 전반적으로 규율하는 법령의 혁신은 개발도상국에 절실히 필요한 과제다. 아무리 완벽한 법령이라도 정부가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정부기관, 적절한 공공행정 서비스, 유능하고 훈련된 공무원, 그리고 그들의 역할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최신 기술과 장비를 갖추지 못한 정부는 효율적인 국정관리의 틀을 제공할 수 없다.

국정관리의 역량을 강화하고 국민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은 바로 참여와 투명성이다. 참여적 국정관리는 국민에게 경제.정치.사회 등 분야에서의 보다 많은 권한을 부여해 국민과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국민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국정관리의 주체들로 하여금 국민의 욕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한다.

참여는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첫째는 여성을 비롯한 소외된 그룹에 자신의 능력을 개발해 수입을 창출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게 하는 경제적 참여다. 둘째는 언론과 집회의 자유, 인권 보장, 법의 통치, 자유공명 선거 등을 포함하는 정치적 참여다. 셋째는 모든 국민이 언어, 예술과 음악 등 사회.문화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참여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유형의 참여 형태는 상호 보완적이며, 한 분야에서의 발전은 다른 분야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투명한 국정관리는 깨끗한 정치, 공정하고 명확한 행정 절차와 시민들이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열린 시스템을 의미한다.

국민이 정확한 정보에 접근하기 쉽고, 정보를 적시에 얻을 수 있을 때 공무원들은 더욱 책임감을 갖고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국정관리가 투명하면 투명할수록 더욱 강력하고 명확하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투명성이 낮으면 책임성이 약화되고 부패가 초래된다. 따라서 투명성과 책임성이 강화돼야 국정관리 체제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더욱 높아지게 된다.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유엔 사무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