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잘못에 할 말은 하겠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14호 10면

안상수(63·의왕-과천·사진) 의원은 16일 이른 아침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승용차 안에서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경남 창원으로 ‘선거운동’을 하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안상수·정의화·황우여 3인의 원내대표 출사표

-경선 연기론이 제기됐다.
“많은 의원이 연기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논의의 실익이 없다. 국민에게 약속한 경선 날짜를 함부로 바꿔선 안 된다.”

-김무성 추대론도 있었는데.
“박근혜 전 대표가 지적한 대로 우리 한나라당이 당헌·당규에 따르지 않고 자꾸 편법을 쓰는 것은 거대 여당으로서 국민에게 부끄러운 일이다. 친이-친박이 화해하는 큰 계기를 만들기 위해 모두 합의하고 제게 양해를 구했다면 저도 양보할 의사가 있었다. 그런데 (박 전 대표나 저에게) 사전 양해도 구하지 않고 그런 얘기가 나온 것은 옳지 않다.”

-한나라당의 가장 큰 문제는 계파 갈등인가.
“국정 수행에 있어 대통령이 좀 더 한나라당의 의견을 존중해 주고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계파 갈등은 그 다음 문제다. 원내대표 등 직위 몇 개로는 계파 갈등 해소에 큰 효과가 없다고 본다. 박 전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이 대화합을 이뤄야 한다.”

-김성조 여의도연구소장을 러닝메이트로 한 것은 친박 화합책과 관련 있나.
“그렇다. 처음부터 정책위의장은 친박계 의원으로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또 김 소장이 친화력이 높고 정치력이 있어 단순한 경제적 식견 이상을 요구하는 정책위의장에 적합하다고 본다.”

-친이 색이 강하다는 비판도 있다.
“동의하지 않는다. 이명박 캠프에서 한 번도 일한 적이 없다. 대선 후보 경선 때도 중립 성향의 희망모임 대표를 맡았다. 이후 원내대표로서 이 대통령을 지지하고 도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음 대선 후보로 박 전 대표가 뽑힌다면 마찬가지로 대통령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홍준표 원내대표 직전에 원내대표를 하지 않았나.
“한나라당이 표류할 때 경험 있는 선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나왔다. 민주당 박상천 의원은 원내대표를 야당 때 두 번, 여당 때 한 번, 총 세 번을 했다. 집권 2년 차에 이명박 정부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게 사명이다. 내 진심을 동료 의원들이 알아주길 바란다.”

-당 지도부가 청와대에 끌려다닌다는 비판도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정도를 걸어야 한다. 당·정·청이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 한나라당이 대통령과 정부의 잘못은 지적하고 할 말은 하는 게 곧 돕는 길이다. 단 공개 비판이 아니라 물밑에서 충분한 의견 교환을 통해 시정해 나가도록 하겠다.”

-민주당 이강래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뽑혔다.
“서로 반대 진영의 요직을 맡아 대선을 두 번 치렀기 때문에 그를 잘 안다. 전략적 두뇌가 뛰어나고 경험이 풍부하다. 2002년 대선 때는 정몽준-노무현 단일화 카드를 들고 나오더라. 강성에 지략이 뛰어난 야당 원내대표를 상대하려면 여러 당직을 거치고 경험도 풍부해야 한다. 단호함과 유연함을 갖추지 않으면 끌려갈 위험이 있다.”

-미디어 관련법 등 6월 국회 대책은.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신임 원내대표가 모두 강성이다. 그럴수록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여당이 양보할 건 하겠다. 합의 처리를 최우선으로 하되 안 되면 3월에 합의한 대로 표결 처리하겠다.”

-쇄신특위에 어느 정도 권한을 줘야 한다고 보나.
“쇄신특위가 당 쇄신이 필요한 부분을 광범위하게 논의할 수는 있지만 비상대책위는 아니다. 원내대표 경선 연기까지 다룬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

-조기 전당대회론에 대한 입장은.
“쇄신위 최종안이 나오고 전당대회 준비를 하려면 10월 재·보선 이전엔 힘들 것이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하려면 새 지도부를 꾸려 국민에게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내년 초가 적절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