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대립 불식 계기 만들 것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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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호 10면

15일 오후 황우여(62·인천 연수·사진) 의원을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한 달 반 동안 동료 의원들과 식사하며 표를 다졌다”고 했다.

-출마 선언을 18일로 미룬 이유는.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최경환 의원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경선 포기는 없다.”

-원내대표 경선 연기론이 나온다.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경선을 연기할 이유가 없다. 민주당에서 새 원내대표가 뽑혔는데 한나라당도 새 원내대표로 6월 국회를 준비해야 하지 않겠는가. 뭐가 잘못됐기에 원내대표도 못 뽑는가 하고 국민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다.”

-김무성 추대론의 후유증 때문 아니겠나.
“김무성 의원을 추대하자는 근거는 당의 화합이었다. 그러나 물리적 화합에 그친 발상이었다. 계파는 그대로 남겨 두고 자리만 바꾸는 셈 아닌가. 원칙과 약속을 제대로 지켜서 어느 계파든 서로 신뢰할 수 있도록 화학적 화합이 이뤄져야 한다.”

-중립 성향인 황 의원이 화학적 화합을 이뤄낼 수 있다는 건가.
“단지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는 팀’이란 뜻이 아니다. ‘모든 계파로부터 지지를 받는 팀’이라는 적극적 의미다. 최경환 의원도 친박 성향이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하고 당 수석정조위원장을 맡는 등 주류 쪽 일을 해온 사람 아닌가. 이번 경선을 계파 대립이 불식되는 계기로 삼고 싶다.”

-어떤 계파의 지원도 못 받는 ‘힘없는 원내대표’가 될 위험도 있다.
“그렇지 않다. 친이-친박 계파가 원래 있던 게 아니다. 경선 때 생긴 건데 대선 후에도 잘 마무리가 안 된 거다. 경선에 승복하고 다 같이 힘을 합쳐 대선을 치른 화학적 화합의 순간이 있었다. 그 후에 뭔가 잘못된 거다. 나는 대선후보 경선 때 당 사무총장이었다. 친이-친박 양측의 생각과 일하는 방법, 인적 구성을 다 잘 안다.”

-화학적 화합이 깨진 게 어느 쪽 책임인가.
“(한참 망설이다가) 양쪽 다 책임이 있다. 하지만 힘있고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1차적 책임이 넘어가는 게 순리다. 모든 책임은 주류에게 실릴 것이다.”

-당내 분열을 4·29 재·보선 참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나.
“그건 아니다. 정당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 때문이다. 여야 모두 본거지에서 참패하지 않았나. 지난 연말 국회에서 벌어진 싸움을 보면서 국민이 등을 돌린 것이다.”

-당장 6월 미디어법 등을 두고 여야 대립이 예상되는데 싸움을 피할 수 있겠나.
“왜 미리 싸울 것으로 단정하나. 미디어법은 세계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자는 법 아닌가. 국회는 국민을 위해 수라상을 차리는 곳이다. 민주당이 차린 반찬인지, 한나라당이 차린 반찬인지가 중요한가. 함께 차리면 된다.”

-쇄신특위에 어느 정도 권한을 줘야 한다고 보나.
“자유롭게 안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당의 의사결정 과정을 뛰어넘는 초법적 기구여서는 안 된다. 쇄신특위가 안을 내놓을 때마다 받아들이면 초법적 기구가 된다.”

-조기 전당대회론에 대한 입장은.
“내가 사무총장을 해보니 전당대회 준비에 두 달은 걸린다. 6월 국회를 제쳐두고 8월에 전당대회를 할 건가, 내년 4월 국회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년 1, 2월에 할 건가. 둘 다 현실성이 낮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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