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영웅 정현욱 ‘너무 무리했나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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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또 한 명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영웅이 2군으로 내려갔다.

삼성 불펜의 ‘믿을맨’ 정현욱(31·사진)이 재충전을 위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14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정현욱이 워낙 피곤한 것 같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려보냈다”고 밝혔다. 선 감독은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많이 던졌고 3월 열린 WBC에서도 무리했다. 최근 들어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2군으로 내려간 이용규(KIA), 이종욱, 고영민(이상 두산)과 부상 여파에 시달리는 김태균, 이범호(이상 한화)에 이어 WBC에서 위력적인 투구로 ‘국민 노예’ 별명을 얻은 정현욱도 WBC 후유증을 겪고 있는 셈이다.

정현욱은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53경기에 출장, 규정 이닝을 넘기는 127이닝을 던졌다. WBC에서도 팀이 리드를 잡으면 거의 매번 등판했다. 올 시즌 초반에는 ‘돌직구’의 위력이 여전했으나 이달 들어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고 지친 모습이다. 지난달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56을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 8경기의 평균자책점이 7.50으로 치솟았다. 최근 5경기에서 3과3분의2이닝, 5실점(평균자책점 12.27)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특히 12~13일 롯데전에서 2경기 연속 동점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연거푸 실점하면서 팀에 연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선 감독은 “편안하게 쉬라고 했다. (1군에서) 눈에 보이면 기용 안 할 수 없다. 안 보이는 게 낫다”고 말했다.

부산=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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