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신정초 풍경화반 엄마 선생님 김현이씨가 학생들에게 풍경화 그리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에게 미술을 직접 가르치는 게 처음이라는 김씨는 2시간 수업을 위해 2~3일을 준비한다. 백경미 인턴기자
◆숨소리만 들리는 ‘예쁜 손 글씨 반’=두 번째 수업시간을 맞은 예쁜 손 글씨 반 수업. 교실의 분위기가 사뭇 진지하다. 수업을 듣는 학생과 엄마 20여 명은 스케치북 위에 글씨연습이 한창이다. 교재에 쓰인 글씨를 보며 획 순대로 정성껏 한 획 한 획 집중했다. 엄마 선생님 이미순(39·P.ART공예문화센터)씨는 한 학생의 글씨를 보며 “‘ㅎ’을 너무 잘 썼는데, ‘ㅈ’은 직선으로 내려줘야 한다”며 시범을 보였다. 이씨가 가르치는 POP예쁜 손 글씨(Point of Purchase Revertising)는 요즘 유행해 홍보나 판촉물에 많이 쓰이는 글씨다. 학생들은 POP예쁜 손 글씨로 가족신문이나 미술작품을 꾸밀 수 있다. 평소 쓰는 글씨체와 다르고 귀여운 글씨체로 학생들의 흥미가 높다. 두 자녀와 함께 수업에 참여한 김영순(34·여)씨는 “딸이 먼저 함께 하자고 해 신청하게 됐다. 사교육비가 많이 드는데 무료라 더 좋다”며 “천천히 글씨 연습하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 하니까 좋다”고 말했다. 김씨의 딸 이소현(10)양은 “엄마가 글씨를 잘 쓴다. 엄마와 함께 학교에 와 좋다”며 즐거워했다.
엄마 선생님인 이미순씨의 2학년 큰 아들도 엄마의 수업에 참여 하는 학생 중 하나다. 마침 이씨의 아들은 동생을 돌보느라 수업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씨는 “엄마가 학교에서 수업한다니 아들이 더 떨려 했다”며 “첫 수업 후에 엄마가 수업을 잘 한다며 아빠에게 자랑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쁜 손 글씨를 익힌 후에 폼 아트(Form Art)로 액자나 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쁜 손 글씨 배우는 학부모 김영순씨(右).
풍경화 반 엄마 선생님 김현이(34·아산직업전문학교)씨는 학생들이 알아 듣기 쉬운 미술용어로 수업을 진행했다. 김씨는 교실 바닥에서 그림을 그리던 학생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그는 “우선 연한 색으로 나무를 칠해주고, 다 마른 후 조금 진한 색으로 덧칠해줘야 한다”라며 그림을 봐줬다. 김씨는 그림을 가르치는 건 처음이다. 김씨는 “평소 그림을 좋아했는데 좋은 기회라 시작하게 됐다”며 “학생들보다 내가 더 재미있고, 오히려 배우게 되는 게 많다”고 말했다. 임신 5개월째인 김씨는 “쉬는 날 학교에 와 수업으로 태교를 한다”며 “아이가 자랑스럽게 생각해줘 힘이 난다”고 뿌듯해 했다.
예쁜 손 글씨반과 풍경화반의 수업은 엄마들의 자원봉사로 이뤄지기 때문에 수강료가 없다. 재료는 학생이 준비하지만 비용은 부담이 갈 만큼 비싸지 않다고 한다.
백경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