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글로벌 매니저]홍콩 상하이은행 존 본드 사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아시아 경제 위기의 거센 풍랑속에서도 순항을 계속하고 있는 홍콩 상하이 은행 (HSBC) 의 존 본드 사장 (55) . 그는 전 세계를 겨냥한 투자 분산에 성공함으로써 HSBC를 오늘날 아시아의 그 어떤 금융기관보다 탄탄한 기업으로 일궈낸 인물이다.

그는 투자 분산 전략을 통해 지난해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HSBC의 손실을 미국과 유럽에서 보충해 세전 (稅前) 순이익을 96년보다 무려 15% 늘어난 81억달러로 끌어올렸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오는 5월 회장으로 승격하게 됐다.

본드 사장은 지난 61년 홍콩에서 이 은행에 몸담은 이후 미국의 HSBC아메리카, 런던의 HSBC본부 등에서 일해온 정통 'HSBC 맨' 이다.

세계 각국을 오간 그의 이력은 HSBC의 해외 진출 역사를 그대로 대변한다.

HSBC는 70년대말부터 적극적인 투자 분산 전략을 펼쳤고 이 결과 현재는 전세계 76개 국가에서 12만명의 종업원이 일하는 다국적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진출 대상국면에서 시티은행만이 유일하게 HSBC에 필적할만하다.

HSBC의 세계화 전략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이 지난 92년 본드 사장이 주도한 영국의 미드랜드 은행 인수건이다.

본드 사장은 당시 심각한 적자에 시달려오던 미드랜드 은행을 64억달러에 인수한 후 지점 축소와 컴퓨터 네트워크의 재정비를 포함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를 통해 HSBC는 지난 96년 전년보다 무려 39%나 많은 5억달러의 세전순이익을 올릴 수 있었다.

미드랜드 은행을 인수하기위해 HSBC는 홍콩에서 영국으로 그룹의 본부를 옮기기까지 했다.

그러나 HSBC가 '친정' 인 아시아 시장의 위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아시아 금융위기의 돌풍을 만나 홍콩의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 10월이후 최근까지 무려 20~30%나 뚝 떨어지자 HSBC의 영업 환경은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따라 지난해 24%의 증가율을 기록했던 홍콩 지역에서의 HSBC 대출은 올해초 그 증가율이 8%로 뚝 떨어졌다.

다만 HSBC는 "70년대부터 쌓아온 홍콩 경제계 인사들과의 돈독한 친분으로 급격한 영업수익 감소는 없을 것" 이라고 자신한다.

HSBC는 그동안 닦아놓은 친분 관계를 통해 지난해에는 베이징에서 외국은행중 처음으로 위안화의 예수신 업무 인가를 받아낸 바 있다.

김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