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증권·英 리전트퍼시픽 그룹, 우호적 인수합병 첫 성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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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대유증권이 국내 금융기관중 처음으로 외국 금융기관에 '우호적' 방법으로 인수.합병 (M&A) 된다.

대유증권은 23일 영국계 금융전문회사인 리전트 퍼시픽 그룹에 대주주 지분 50%를 양도하는 방식을 통해 합작사로 전환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한 합작경영 조인식을 24일 오전11시 신라호텔에서 갖는다고 밝혔다.

대유증권과 리전트사의 합작은 우호적 M&A를 통한 첫 자본제휴라는 점에서 향후 금융기관 구조조정의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유증권 이외에 쌍용 등 다른 증권사나 일부 은행들도 외국자본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전트측은 현재 대유증권 공동 대주주의 지분 44% (3백80만주) 중 절반 가량인 2백만주를 시가보다 20%가량 높은 주당 8천원 이상에 인수해 공동 최대주주가 되며 우호적 M&A에 따른 공개매수나 장내매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유증권은 이번 합작을 통해 ▶기존 증권사 업무 외에 M&A중개 등 새로운 영업영역을 개척하며▶단기간내에 자본수익률을 20% 이상으로 올리고▶고배당 정책을 실시하며▶외국인 자본유치에 주력하는 등의 향후 회사 운영방안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을 주도한 대유통상㈜이종훈 (李宗勳) 부사장은 "리전트측의 자본을 통해 대유증권의 구조조정을 이루는 것" 이라며 "합작사의 국제금융전문가 등 고급 인력을 영입, 신상품 개발 등 업무영역을 확대할 것" 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합작사의 공동대표로 취임할 것으로 알려진 리전트사의 고창곤 (高昌坤) 이사는 "대유증권측의 자산효용가치가 높아 회사측이 지금을 한국투자 적기로 보고 합작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 며 "현재 18위 정도인 대유증권의 업계순위를 1년내 업계 10위권 이내로 끌어올릴 것" 이라고 밝혔다.

리전트 퍼시픽 그룹은 홍콩 등 세계 7곳에 지사를 둔 금융전문 그룹으로 96년 세계 최고의 운용기금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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