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노올림픽 결산]上.뿌린만큼 거둔다…특정종목 집중투자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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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나가노겨울올림픽이 16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폐막됐다.

대회기간중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고 갖가지 이변이 연출됐다.

특히 첨단시설을 갖춘 나가노올림픽 경기장 시설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한국은 쇼트트랙의 선전으로 종합 9위에 올랐다.

나가노올림픽을 결산하는 시리즈를 3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한개 따내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할까. 정확한 액수를 계산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일본의 예를 보면 대략적인 윤곽이 잡힌다. 일본은 지난 94년 릴레함메르올림픽까지 과거 50년동안 겨울올림픽에 참가했지만 통산 금메달 3개를 따내는데 그쳐 쇼트트랙에서만 금메달 6개를 획득한 한국을 부러워했다.

그래서 이번 나가노올림픽을 유치한 뒤 경기장 시설비 1백억달러, 대회 운영비 10억달러를 쏟아부었고 선수육성비로도 5천만달러를 책정해 결국 금메달 5개를 차지했다.시설비나 운영비를 제외하더라도 금메달 한개에 1천만달러 (약 1백70억원) 를 투자한 셈이다.

반면 쇼트트랙 전용링크가 아직 한곳도 없는 한국은 92년 알베르빌대회부터 이번 나가노대회까지 금메달 9개를 휩쓸며 겨울스포츠 강국으로 자리잡았다.

경기력 향상을 위한 투자가 형편없이 미미한데다 열악한 시설에도 불구하고 한국선수들은 피를 말리는 강훈을 소화해낸 끝에 쇼트트랙 왕국을 건설한 것이다. 이번 대회결과를 보면 세계각국은 이제 특정 한두 종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네덜란드는 5개의 금메달을 모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건져올렸으며 독일은 루지 3개 종목을 휩쓸었다.

또 주최국 일본은 스키점프에 걸린 3개의 금메달중 금2.은1개를 따내며 한국의 쇼트트랙처럼 일본의 메달밭으로 가꾸고 있다.

나가노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경기를 치른 M웨이브링크는 2백50억엔 (약 3천2백50억원) 이란 막대한 돈이 투자됐다.

이에 비해 한국은 태릉링크를 실내링크로 개.보수하는데 M웨이브의 20분의1인 1백60억원을 투자, 오는 3월 문을 열게 된다.

어려운 국내사정을 감안할 때 이만한 투자도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예상된다.

결국 이번 나가노올림픽이 남긴 교훈은 뿌린 만큼 거둔다는 것이다.

나가노 =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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