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스키점프 '첫술 밥에 배부르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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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새벽부터 눈이 내린 15일은 나가노올림픽 주최국 일본팀 최고의 날이었다.

스키점프 강국인 일본은 K - 120경기에서 K - 90 은메달리스트였던 후나키가 금메달, 하라다가 동메달을 한꺼번에 따냈다.

하쿠바 스키점프경기장을 찾은 1만여명의 관중들을 플라스틱 나팔을 불어대며 자국선수들을 열렬히 응원, 그야말로 축제분위기였다.

반면 한국은 최흥철 (16.설천고) 등 4명의 출전선수가 지난 11일 벌어졌던 K - 90경기에 이어 2차시기도 뛰어보지 못했다.

최흥철이 1백7m를 기록, 62명의 선수들 중 40위에 랭크된 것이 최고의 성적이었고 2차시기가 가능한 30위권에는 한명도 끼이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나가노올림픽에 두개 종목에 처녀출전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스키점프 (다른 하나는 루지) 다.

스키점프는 신체접촉이 전혀 없기 때문에 반복되는 훈련에 따라 성과를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겨울스포츠로의 발전가능성이 무한한 종목이다.

특히 지난해 2월 겨울유니버시아드대회를 치른 무주에 점프대가 있어 경기장이 한곳도 없는 루지와는 입장이 다르다.

한국은 이 종목을 잘 육성하면 어느 종목보다 빨리 세계정상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은 나가노올림픽 최연소 선수인 김현기 (15) 를 비롯해 최용직 (15.이상 설천중).김흥수 (17.무주고)가 모두 중.고생들이다.

비록 이번 대회에서는 정상급 선수들의 기록에 30m이상 떨어지는 저조한 성적이었지만 점프자세나 기록에 나타난 활강속도 만큼은 메달후보에 뒤지지 않았다.

이들 4인방이 무럭무럭 성장한다면 오는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대회때는 한국도 메달후보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시켜주기에 족한 기록들이었다.

나가노 =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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