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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악몽 쓰촨성에서 중국 첫 신종 플루 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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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 환자가 중국에 처음 상륙했다. 특히 지진 1주년을 맞은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중국 내 첫 신종 플루 감염환자가 확인되자 현지 이재민들은 전염병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청두에서 만난 한 시민은 “지진 1주년으로 다들 마음이 착잡한 상황에서 전염성이 강한 신종 플루 환자까지 쓰촨에서 확인되면서 주변 사람들이 뒤숭숭해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위생부는 11일 “미국에서 공부하다 귀국한 남자 바오(包·30)를 두 차례 검사한 결과 신종 플루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상하이(上海)를 통해 홍콩으로 입국한 멕시코인 남자(25)가 신종 플루 환자로 확인된 일은 있지만 중국인이 감염되기는 처음이다.

바오는 7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세인트폴을 경유해 도쿄에 도착했다. 이어 8일 노스웨스턴 항공 편으로 9일 아침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뒤 국제공항 인근의 궈먼루(國門路)호텔에 반나절 머물렀다. 그러곤 이날 오후 쓰촨 항공 편으로 청두로 가던 도중 기내에서 고열과 기침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청두에 도착하자 곧바로 인민병원에서 검사받은 결과 신종 플루 확진환자로 판정받았다. 중국 위생부는 이날 긴급 의료진을 청두로 파견해 이 환자에 대한 정밀검사와 관리에 들어갔다. 또 바오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에 도착한 143명을 격리 조치했다. 이 중 중국인은 69명, 외국인은 75명이다. 주중 대사관은 “외국인 75명 중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11일(현지시간) 현재 30개국 4694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2532명이 감염돼 멕시코(1626명)보다 900명 이상 감염자가 많았다. 사망자는 멕시코 48명, 미국 3명, 캐나다·코스타리카 각각 1명이었다.

청두=장세정,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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