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미녀들, 무섭다! 그녀들 “드라이버 안고 잔 적도 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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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골프협회(KLPGA) 투어에 미녀들이 뜬다.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선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2연승을 거둔 서희경(23·하이트)이 대표적이다. 새내기 이보미(21·하이마트)와 투어 5년차 이혜인(24·푸마), 4년차 윤채영(22·LIG)도 실력만큼 미모도 뛰어난 선수다. 지난주 끝난 한국여자오픈에선 서희경이 우승했고, 이보미가 3위, 이혜인은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이보미는 지난해 2부 투어에서 상금왕에 올랐던 준비된 신인. 한국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4타 차 단독선두에 나서 첫 우승이 유력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샷 감각은 좋았는데 경험 부족으로 우승을 놓쳤어요. (서)희경 언니를 비롯해 선배들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코스 공략도 한 수 위고요.”

그렇지만 이보미는 한국오픈을 계기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올 시즌 3개 대회 만에 톱10에 들었으니 이 추세라면 조만간 우승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올해 목표는 좋은 성적을 거둬 12월 한·일 대항전에 출전하는 겁니다.”

키 1m57cm로 크지 않은 체구의 이보미는 경기가 안 풀릴 때도 생글생글 웃는 미소가 인상적이다. 한국여자오픈 마지막 날에도 우승을 놓쳤지만 눈물은커녕 상큼한 미소를 지어 보여 갈채를 받았다. 이보미는 “미녀 스타라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나쁘지 않은데요. 체구도 작은데 또박또박 공을 잘 치니까 귀엽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이에 비해 이혜인은 키가 1m77cm나 되는 장신 선수다. 큰 체격에 걸맞게 샷도 시원시원하다. 7번 아이언으로 공을 175야드나 보내고,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가 270야드를 넘는다. KLPGA 최장신 선수이자 최장타자다. 2005년 데뷔했지만 최고 성적은 지난주 한국여자오픈에서 기록한 4위. 우승은 한 차례도 없다.

“남들보다 성적이 좋지 않은 건 참아도 거리가 뒤처지는 건 못 참는 성격이거든요. 예전에는 정말 물불 안 가리고 질러대기 바빴지요. 다른 선수들은 돌아가는데 저는 핀을 직접 공략하는 게 좋았어요.”

이혜인은 그러나 요즘엔 거리를 줄이기 위해 살살 달래서 치는 편이라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LPGA투어 퀄리파잉 스쿨에서 미국 선수들과 여러번 동반 라운드를 해봤는데 저보다 멀리 나가는 선수는 없더라고요. 그런데 성적은 제가 뒤졌지요. 아버지가 ‘너는 쇼만 하고 돈을 벌 줄 모른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때부터 거리를 줄이고 정신차려 공을 치자고 다짐했어요.”

이혜인이 좋아하는 클럽은 드라이버. 품에 드라이버를 안고 잔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8일 전남 함평 다이너스티 골프장(파72·6319야드)에서 개막한 KB스타투어 1차대회에선 안신애(19)가 6언더파를 쳐 단독선두에 나섰다. 안신애도 ‘얼짱 골퍼’로 불린다. 이보미는 1언더파 공동 11위, 이혜인과 윤채영은 각각 이븐파 공동 24위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서희경은 1오버파 공동 46위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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