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작가 모임 '30캐럿' 11일부터 6번째 회원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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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30대 여자들에게 결혼의 의미는 간단치 않다.

젊은 시절의 열기와 사랑은 저만큼 가버리고 대신 재잘거리는 아이들과 사회적으로 제자리를 잡아가는 남편이 그 자리에 들어와 있다.

가정의 작고 소중한 행복이 싫지는 않지만 왠지 허전한 느낌이다.

혼자만 시대에 뒤처진 듯한 막연한 불안. 하루가 다르게 펑퍼짐하게 변하는 모습 등. 여자에게 과연 결혼은 무엇인가.

자신들의 주변문제를 다뤄왔던 30대 여성작가 그룹 '30캐럿' 이 여섯번째 회원전으로 이번에는 결혼의 의미에 질문을 던지는 전시를 갖는다 (11일부터 17일까지 공평아트센터 02 - 733 - 9512) .여성작가들 9명이 그려본 결혼의 의미 역시 복잡하다.

회원 중 유일한 미혼작가인 염주경씨는 그릇에 담긴 호두 알을 찍은 사진에 '틈과 틈 사이' 란 제목을 붙여 결혼이 남녀 사이의 틈을 메워줄 수 있는가를 묻는다.

또 설치작가인 신영성씨와 결혼한 하민수씨는 잘 알려진 밀레의 '만종' 이미지에 겹쳐 뒤로 돌아서서 달려나가려는 듯한 남자와 무언가 먼 곳을 향해 날아가려는 여자모습을 표현해 결혼의 현실과 이상을 은유하고 있다.

반면 박지숙씨는 간단한 드로잉을 한 투명비닐을 여러 겹 겹쳐 결혼의 의미란 한마디로 말할 수 없는 그 무엇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전시에는 그외 안미영.이승연.임미령.정미경.최은경.박상림씨가 출품한다.

윤철규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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